“선생님, 급식 때문에 졸업하기 싫어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학교 급식으로 유명한 서울 해성국제컨벤션고 학생들이 영양사 선생님을 붙잡고 하는 말이다. 매 끼니 유명 맛집에서 볼 수 있는 메뉴를 학교 급식실로 옮겨올 수 있었던 비결은 ‘노하우’였다.
3일 해성국제컨벤션고 영양사 신지영(26)씨에게 맛의 비결을 묻자 “학생들이 착해서 맛있게 잘 먹어주는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신씨는 “6년째 학교 식단을 연구하며 노하우가 생겼다. 학생들 입에도 맞아야 하지만, 먼저 영양가, 식자재 단가, 메뉴가 서로 어울리는지, 여사님들이 조리하실 때 동선이 꼬이지는 않는지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보기보다 많다”고 말했다.
신씨의 급식 식단은 양식과 한식, 일식, 중식을 넘나든다. 수제 햄버거나 딸기 와플, 회오리 감자 등 다른 학교 급식실에선 쉽게 볼 수 없던 메뉴가 눈에 띈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휘핑 딸기’, ‘돈코츠 라멘’ 등이라고 한다. 특히 면 요리를 할 때는 불지 않도록 조금씩 여러 번 삶아야 해서 손이 많이 가지만, 학생들이 매번 잘 먹어 메뉴에서 뺄 수 없다.
신씨의 인스타그램에는 “급식이 너무 맛있어서 졸업하기가 싫다”, “선생님, 이 레시피는 좀 알려주시면 안 되냐”는 학생들의 응원이 줄을 잇는다. 신씨는 이렇게 학생들이 애정을 표할수록 고마우면서도 긴장된다고 했다. “기대치가 올라가는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급식 단가는 한 끼당 5,270원 수준이다. 지난해 4,400원에서 소폭 올라 식단 구성이 한결 여유로워졌다고 한다. 신씨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하고 부담스럽다”면서도 “우리 급식실 조리 여사님들이 다른 학교보다 반찬 가짓수가 많아 수고가 많으시다. 이분들의 노고를 알아주셨으면 한다. 여사님들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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