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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신임 원자력연구원장 “사용후핵연료 연구할 새 장소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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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신임 원자력연구원장 “사용후핵연료 연구할 새 장소 찾겠다”

입력
2019.04.03 16:15
수정
2019.04.03 18:3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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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신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원자력연 제공
박원석 신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원자력연 제공

“사용후핵연료를 연구할 수 있는 ‘제3의 장소’를 3년 임기 안에 찾겠다. 궁극적으로 분원 설립도 고려 중이다.”

박원석(60) 신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취임 사흘 만인 3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연구원이 위치한 대전이 이미 도심화했고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짐에 따라 사용후핵연료 연구 부문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원자력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수장이 사용후핵연료 연구 장소를 새로 물색하겠다고 밝힌 건 처음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다. 정부는 이를 땅속에 영구히 처분할 시설을 지을 계획인데, 처분에 앞서 사용후핵연료를 가져다 안전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방법을 개발하고 검증해야 하는데, 대전에선 안전에 대한 주민들 우려가 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박 원장은 말헀다. 이에 “인구 감소가 확연한 지방으로 사용후핵연료 연구 설비와 고급인력을 옮기고, 향후 분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사용후핵연료와 함께 선박용 원자로를 비롯한 원자력 분야 신기술 역시 이곳에서 개발하겠다는 게 박 원장의 계획이다.

지난 60년 동안 원자력 연구는 전력 생산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박 원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센서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해 원자력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가령 바다 오염을 일으키는 디젤엔진을 대신해 원자로를 대형 화물선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등을 연구할 참이다.

최근 화두가 된 ‘수소경제’의 핵심 자원인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 의지도 피력했다. 원자력연구원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원자로에서 나오는 고온의 열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다량의 수소를 얻는 초고온가스로를 연구해왔다. 그러나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연구 역시 점점 위축됐다. 박 원장은 “원자로가 만들어내는 열을 견디는 재료, 수소 생산을 대량화하는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며 “정부에 이 연구 필요성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초고온가스로 연구는 현재 중국이 가장 앞서 있다. “중국은 700~800도로 작동하는 초고온가스로를 건설 중이며, 2년 내 상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원자력연구원은 탈원전 정책으로 최대 위기에 놓여 있다. 더구나 최근 일부 연구원들이 방사성폐기물을 무단 처분한 사실까지 확인돼 지탄을 받았다. 박 원장은 “간부들이 수시로 원내 안전 순찰을 돌고 있다”며 “기존 하드웨어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융합 연구를 촉진함으로써 새로운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에 공헌하겠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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