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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레드라인 넘지마” 다시 맞붙는 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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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레드라인 넘지마” 다시 맞붙는 미-중

입력
2019.04.03 15:37
수정
2019.04.03 19:5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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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의회 ‘대만 보증법’ 발의… 대만과 연합 군사훈련 법제화 추진

중국은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 응수, 대만해협 통과 미 함정에 경고도

지난달 31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중국군의 전투기 도발 이후 기다렸다는 듯 반중 정서를 자극하며 지지층 결집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중국군의 전투기 도발 이후 기다렸다는 듯 반중 정서를 자극하며 지지층 결집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합뉴스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또 다시 격해지고 있다. 미국이 대만과의 연합 군사훈련 법제화를 추진하자 중국은 곧바로 대만 무력침공 가능성으로 응수했다. 양측 모두 대만 문제에 있어 사실상의 ‘레드라인’을 건드린 것이다. 미국의 F-16V 전투기 판매, 대만해협 함정 통과, 중간선 침범 전투기 도발 등으로 가뜩이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상대를 자극하며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3일 “우리 해ㆍ공군이 대만섬으로 향하거나 대만의 ‘레바논화’까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면서 “미군이 다시 대만으로 돌아와 중국을 건드리면 해방군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레바논화는 정체성 혼란과 내부 대립에 따른 국가 분열 현상을 말한다. 미국이 계속 대만을 부추기지만 대만보다 압도적인 중국의 군사력과 맞닥뜨린 대만인들은 오히려 불안에 휩싸일 것이라는 엄포다.

앞서 미군 함정은 올해 들어 벌써 3차례나 대만해협을 지났다. 지난해 7월 이지스함이 11년만에 대만해협을 통과한 이후 속도가 붙어 줄곧 중국의 면전에서 무력시위를 벌이는 셈이다. 미국이 1992년 150대의 F-16전투기를 대만에 판매한 이후 27년만에 최신형 F-16V 60여대를 판매키로 한 데 대해서도 중국은 극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젠-11 전투기 4대가 8년만에 처음으로 중국ㆍ대만 간 휴전선으로 통하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공군기와 10여분간 대치한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이 특히 경계하는 건 지난달 26일 미 상원에서 발의된 ‘대만 보증법’이다. 법안은 대만을 양자ㆍ다자 군사훈련 대상으로 간주함으로써 실제 미ㆍ대만 연합훈련이 가능토록 했다. 대만의 방위역량 확보와 군수품 판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도 담았다. 방어 무기ㆍ기술 제공에 그친 1979년 대만관계법, 양국 고위공직자의 상호방문을 허용한 지난해 대만여행법 등을 넘어 대만을 군사동맹이자 핵심 경제 파트너로 격상시키는 내용이다.

중국 입장에선 무엇보다 미국과 대만의 공식적인 연합훈련을 용인하기 어렵다. 현 추세라면 연합훈련 장소가 대만해협일 수도 있고, 이는 대만군 일부 병력이 하와이에서 비공개로 미군 훈련에 참여하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일 수밖에 없다.

물론 3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양측 모두 레드라인을 넘기 보다는 기선 제압에 주력할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건국 70주년을 맞이한 중국이나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둔 대만 모두 일촉즉발의 대결 국면에서 쉽사리 물러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웬이(袁易) 대만 정치대학 교수는 “대만 보증법 발의로 새로운 위기가 촉발됐지만 이는 실질적인 군사훈련 강행보다는 대만을 고리로 중국과 3각 구도를 조성하려는 미 의회의 노림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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