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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할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바이든 ‘나쁜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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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할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바이든 ‘나쁜손’ 논란

입력
2019.04.0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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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 아내의 어깨에 손 올린 바이든. AFP 연합뉴스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 아내의 어깨에 손 올린 바이든. AF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2020년 대선 유력주자인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논란이 공화당 측의 공세 속에 점점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 쪽에선 '소름 끼치는 조(Creepy Joe)'라는 프레임으로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바이든의 낙마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바이든을 감싸고는 있지만 젊은 피에 대한 유권자들의 열망 속에 바이든이 '구시대 인물'로 찍혀 당의 경쟁력을 깎아 먹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표적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은 바이든의 신체 접촉 논란을 저격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소름 끼치는 조'라는 제목이 붙은 이 광고엔 논란이 됐던 바이든의 신체 접촉 영상이 줄지어 나온다. 영상 사이사이엔 천진난만한 눈빛으로 해당 영상을 지켜보는 아이들의 얼굴이 나오고 광고 말미엔 '우리 아이들이 보고 있다'는 자막이 등장한다.

논란이 된 바이든의 행위를 영상으로 직접 보여주고 미래를 상징하는 아이들과 병렬 배치함으로써 바이든을 구시대적 인물로 낙인찍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슈퍼팩은 바이든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TV에도 광고를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공화당 존 케네디 상원의원도 "(미국은) 소름 끼치는 늙은 남성의 나라가 아니다"라며 "누군가 내 머리 냄새를 맡도록 가까이 다가오면 냄새를 맡을 수는 있겠지만 (내 주먹에 맞아) 이 몇 개는 잃게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공개행사에서 "바이든은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을 중시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지 당신이 뭘 의도했느냐가 아니다"라면서 감기에 걸린 것처럼 타인과의 접촉에 주의하라고 일침을 놨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이번 논란이 바이든의 대선 출마 자격을 잃게 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은 아니라는 견해를 피력,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바이든을 감쌌다.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논란의 확산이 바이든 개인뿐만 아니라 정권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의 2020년 대선 가도에도 타격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세대별로 바이든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는 점도 민주당에는 부담이다.

바이든을 오래 봐온 중장년층은 대체로 바이든의 신체 접촉을 다정함과 친밀함의 표시로 이해하고 넘기지만 젊은 세대 중에는 바이든을 타인의 불쾌함을 인지하지 못한 채 아무 때나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인물로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의 행위를 두고 다정한 할아버지인지 소름 끼치는 아저씨인지 세대별로 의견이 갈린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바이든이 대권에 도전할 경우 이러한 인식차 극복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중간선거 결과에서 보듯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 '새로운 피'를 향한 갈망이 도드라지고 있어서 자칫 바이든은 물론 민주당도 대응 방향에 따라 '구식'으로 찍혀버릴 수 있는 위험이 다분한 상황이다.

바이든이 누구에게나 격의 없이 다가가는 정치인을 표방하면서 친구 같은 이미지를 쌓아온 터라 그를 옹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바이든이 뒤에서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귀엣말을 하는 듯한 사진으로 문제가 된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의 부인은 "사진 속의 바이든은 누군가가 아주 중요한 날을 잘 마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가까운 친구"라며 "난 항상 그것을 고마워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작고한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딸 메건은 "바이든은 좋은, 품위 있는 사람"이라며 "그의 곁에 자주 있었지만 그가 나를 불편하게 만든 적은 없다"고 편을 들었다.

'미투' 운동에 앞장섰던 배우 알리사 밀라노도 "바이든을 친구라 부를 수 있어 자랑스럽다"면서 "그는 수년간 여성에 대한 폭력과 싸워온 리더이자 챔피언"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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