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LPG 자동차에 대한 구매 규제의 빗장이 풀렸다.
소비자들은 앞다투어 LPG 차량의 구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한쪽에서는 LPG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존 직분사 엔진에 LPG를 직접 분사해 엔진을 가동하는 ‘로턴’의 LPG-DS 시스템 또한 호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은 기존의 택시 및 렌터카 등으로 판매되던 SM6 LPe를 새롭게 다듬어 대중들을 위한, ‘새로운 SM6’로 다듬었다. 시장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자신들의 매력을 어필하는 SM6 LPe와 르노삼성은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까?
르노삼성 SM6의 매력을 이어가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SM6 LPe의 등장은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미 여러 모습을 통해 LPG를 활용하는 SM6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은 새롭게 데뷔하는 존재를 위해 ‘고급화’라는 선택을 했다.
이는 과거 SM6가 처음 데뷔할 무렵의 모습과 완전히 동일한 모습이다. 참고로 르노삼성 SM6 LPe는 엔트리 트림인 SE의 경우 2,477만원, LE 트림이 2,681만원으로 책정되었고, 최상위 트림이라 할 수 있는 RE 트림이 2,911만원에 이름을 올렸다.
차량의 체격이나 디자인에서 변화는 없다.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4,850mm, 1,870mm 그리고 1,460mm이며 휠베이스 또한 2,810mm으로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차량의 외형 또한 여느 SM6와 다름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시승을 위해 준비된 SM6 LPe RE는 SM6 특유의 디자인, 곡선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고유의 실루엣을 그대로 이어간다. 이와 함께 동급 경쟁 모델 대비 넓은 차체와 낮은 전고에 기반한 시각적인 무게 중심을 낮춘 것을 극대화한 것이 더욱 강조된다. 또한 여기에 C 형태의 시그니처 라이팅 실루엣이 더해진 DRL이 SM6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드러낸다.
참고로 SM6의 측면은 무척 깔끔하고 단정하다. 차체 앞부터 뒤까지 날카롭게 그려지는 라인을 더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균형감을 강조했고, A필러부터 루프, 그리고 C필러로 이어지는 라인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그려 차량의 볼륨감과 여유로움을 강조했다. 여기에 네 바퀴에는 18인치 휠과 타이어가 신겨졌다.
끝으로 후면에서는 전면 디자인에서 볼 수 있던 ‘르노의 감성’을 강조한다. 차체의 폭을 강조하며 독특한 라이팅 실루엣을 가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어둠 속에서도 SM6를 단 번에 구분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남긴다. 트렁크 게이트 오른쪽 아래에는 ‘LPe’ 엠블럼을 배치해 차량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고급스러움을 담은 LPG 차량
단도직입적으로 LPG 차량이라고 한다면 다들 ‘엔트리 트림’을 기반으로 한 ‘극단적으로 효율성에 집중한 차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시승에서 만난 SM6 LPe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데뷔한 SM6 LPe 중 가장 비싼 몸값을 과시하듯 실내 공간은 다이아몬트 퀼팅이 적용된 흰색의 대시보드와 시트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도어트림에도 같은 색을 적용하고 고급스럽게 다듬어 그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길쭉한 S-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도어 트림에 자리한 ‘보스’ 엠블럼은 기능적인 부분에서의 만족감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있어 ‘그 어떤 덜어냄’ 없이 SM6가 갖고 있는 대다수의 기술 및 기능들이 적용되었고 터치 방식으로 태블릿 PC를 다루는 듯한 S-링크 특유의 조작감 및 인터페이스를 통해 IT 기기에 익숙한 이라면 누구라도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헀다.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라디오 시스템은 물론 블루투스 부분에서도 높은 만족감을 제시하는 덕에 ‘LPG 차량이 감수해야 할 빈약한 구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공간에 대해서는 평이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SM6 LPe는 기존의 SM6에 LPe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SM6가 갖고 있는 공간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1열과 2열 모두 윙아웃 방식의 헤드레스트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감성을 연출했고, 시트 또한 천공 및 다이아몬드 퀼팅 등을 통해 그 만족감을 높였다.
그러나 공간 자체는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다. 실제 SM6 LPe의 실재 공간에 몸을 맡겨 보면 조금 비좁은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1열의 경우에는 시트 포지션이 조금 더 낮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2열 공간에서는 엉덩이 시트의 크기가 조금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패밀리세단’으로 손색이 없다.
적재 공간은 SM6 LPe의 특권이라 할 수 있다. 도넛 탱크 덕에 기존의 LPG 봄베 장착 차량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넉넉한 공간과 쾌적함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LPG 탱크가 무척 깔끔하고 견고하게 배치되어 있으니 해당 부분에서 오는 만족감과, 안정감 부분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게 사실이다.
일상을 위한 선택
출력은 늘 높은 쪽이 더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SM6 LPe의 제원을 처음 듣게 되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140마력과 19.7kg.m의 토크는 그리 인상적인 수치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러한 출력으로 ‘도로’를 달리며 주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입증한 택시 및 렌터카가 있다.
여기에 자트코 사의 엑스트로닉 CVT가 조합되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하고, 복합 기준 9.0km/L의 공인 연비를 확보했다.(18인치 휠, 타이어 기준)
여유롭게 일상을 누리다
르노삼성 SM6 LPe의 시승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는 순간 확실한 만족감이 느껴진다.
바로 SM6 고유의 고급스러운 매력이 한껏 느껴졌기 때문이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대시보드와 흰색의 가죽이 곳곳에 적용되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여기에 윙-아웃 타입의 헤드레스트까지 모두가 만족스러웠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시트 포지션이 조금 더 낮았으면 하는 바람과 후방의 시야가 조금 더 넓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지금의 SM6 LPe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또 타협할 수 있는 구성이라 생각했다.
엔진 스타트 버튼으 누르면 LPG 차량 특유의 한 템포 늦은 시동이 느껴진다. 시동 직후에는 약간의 진동도 따르지만 스트레스로 느껴질 정도는 아니고, 또 주행을 하다 보면 그 진동이 딱히 느껴지지 않게 되어 불편하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생각보다 경쾌하게 발진하고, 가속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SM6 프라임보다 더 경쾌히 가속한다는 느낌이다. 다만 이러한 가속이 출력이 넉넉한 것이 아니라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보다 스로틀을 더 개방하는 방식이라 그 움직임이 다소 거칠게 느껴질 수 있다.
어쨌든 발진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가속도 견실하다. 더 빠르고 또 민첩하면 좋겠지만, 일상을 위한 차량이라 생각한다면 충분히 갈증 없이 달릴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되었다. 어차피 SM6 LPe에 대해 그 누가 ‘달리기’에 대한 갈증을 가지겠는가?
이와 함께 엑스트로닉 CVT도 제 몫을 다한다. 7개의 기어 비를 품고 발진부터 고속 주행, 그리고 정속 주행 등 어떤 상황에서도 매끄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전한다. 이를 통해 ‘일상 속에서의 중형 세단’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게다가 효율성 부분에서도 ‘실 연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경쾌한 맛이 있지만 확실히 기존의 19인치 휠 타이어를 장착한 SM6에 비해 차분하고 안락함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조향에 따른 차량의 반응이나 움직임은 상당히 경쾌하지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은 최대한 걸러내는 모습이다. 덕분에 장시간의 주행에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이를 비롯해 차량의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 그 덕에 일상 주행은 물론 장거리 주행에서도 큰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강점이 드러난다. 제동력도 다루지 좋게 다듬어졌고, 그 지속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18인치 휠 타이어를 장착한 만큼 순간적으로 큰 충격에는 그 대응이 썩 훌륭하진 않았다.
좋은점: 기대 이상의 움직임 그리고 부담을 더는 LPe의 존재
아쉬운점: 매력을 어필하는 한 방이 부족한 존재감
일상을 위한 LPG 차량, 르노삼성 SM6 LPe
르노삼성 SM6 LPe는 말 그대로 일상을 위한 차량이다. 극한의 유지비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거나 저렴한 패키징으로 무장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에 걸맞은 패키징을 딱 적절하게 구현한 것이다.
게다가 엔트리 사양인 SE부터 상위 트림인 RE 트림까지 제법 선택권을 마련한 덕에 LPG 차량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높인 차량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SM6 프라임처럼, ‘평범한 이들을 위한’ 제법 좋은 선택이라 느껴졌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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