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종로구 종로 꽃시장은 화분과 묘목을 찾는 사람들로 가득 차 내내 활기가 넘쳤다. 봄이 온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날씨는 아직 쌀쌀하지만 알록달록하게 핀 꽃잎과 웃으며 이를 고르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분명 봄이 서려 있었다.
2006년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해제되며 식목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줄었다. 모름지기 기념일은 ‘빨간 날’이어야 ‘오늘 나는 왜 쉬고 있는가?’ 생각하며 한 번이라도 그 날의 의미를 떠올리는 법이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전국 꽃 시장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5년 최고치를 경신했던 꽃 생산량과 소비액은 이후 하락세를 탔다. 2005년 2만870원이었던 국내 1인당 꽃 소비액은 2016년 1만1,722원까지 떨어졌다. ‘화훼 산업의 위기’라는 말이 업계 내·외부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이처럼 꽃 시장은 축소됐고 나무 심는 날은 ‘검은 날’로 격하됐지만, 여전히 나무와 꽃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을 이루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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