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까지 유세 총력전… 막판 혼탁에 4ㆍ3 보선 결과 예측불허

4ㆍ3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여야 대표들은 일제히 경남으로 내려가 표심 잡기에 전력을 쏟았다.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ㆍ고성 등 두 곳에서 치러지지만, 내년 총선 전략을 좌우할 선거라는 점에서 각 당은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PK(부산ㆍ울산ㆍ경남) 민심을 사수하겠다며 총력을 펼쳤다.
더욱이 막판에 경남FC 경기장 유세 문제와 고(故) 노회찬 전 의원 사자명예훼손 논란, 특정 후보 캠프의 기자 매수 의혹 등이 쏟아지면서 선거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이해찬 “통영에 긴급자금 지원”…황교안 “안보 무너뜨린 정권 심판”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통영과 창원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후보가 있는 통영을 먼저 방문해 양문석 후보를 지원했다. 이 대표는 집권여당인 점을 내세워 통영 경제를 살리기 위한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앞서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통영에 대한 고용위기지역 연장 논의가 있었다며 “제가 (통영에) 경제적 지원을 더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양 후보가 당선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부터 양 의원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여시켜 통영에 긴급 자금을 많이 가져올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정점식 한국당 후보의 측근이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폭로를 언급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돈으로 선거하려는 잘못된 일을 또 저지르고 있다”며 “한국당은 즉각 후보를 사퇴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통영 유세를 마친 뒤 창원성산으로 이동해 민주ㆍ정의당 단일후보인 여영국 정의당 후보에 대한 유세에 나섰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을 부각하며 정권심판론을 밀어붙였다. 황교안 대표는 통영 서호ㆍ중앙시장 상인들과 만나 정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통영은 충무공 정신이 있는 곳인데, 충무공께서 지금 이 정권을 보시면 뭐라고 하시겠느냐”며 “안보를 무너뜨리고 국민 안전을 내팽개친 이 정권을 심판하라고 명령하시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탈원전 이슈에 민감한 창원성산을 겨냥한 듯 자신의 페이스북에 “탈원전 저지에 모든 것을 걸고 신한울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프로축구연맹이 황 대표와 강기윤 창원성산 후보의 경기장 유세에 책임을 물어 경남FC에 제재금 징계를 내린 데 대해선 거듭 사과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제재 조치에 대해 재고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경남FC와 많은 축구 팬들, 경남도민들에게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정미 “한국당은 패륜집단, 노회찬 뺏길 수 없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거대양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중도층 잡기에 주력했다. 손 대표는 이날 창원시청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을 낡은 수구 보수세력과 진보세력, 강성 노조한테 다시 맡길 수 없다”며 이재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정의당은 한국당을 거듭 ‘패륜집단’이라고 비난하며 여 후보를 지지해 한국당을 심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대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노 전 의원에 대해 ‘돈 받고 목숨을 끊은 분’이라고 발언한 점을 언급하며 “노회찬을 조롱하는 패륜집단에 다시 노회찬을 빼앗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와 성산 성원주상가에서 합동유세에 나선 이해찬 대표도 “이 곳은 노 전 의원의 정신을 잇기 위해 선거를 치르는데, 노 전 의원을 모독하는 막말이 나왔다. 당대표 선거에 나온 분(오 전 시장)이 그 따위 발언밖에 못하느냐”고 거들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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