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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를 가봤습니다

입력
2019.04.02 17:25
수정
2019.04.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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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에서 1번 출구로 나와 1,2분만 걸으면 길게 늘어선 창고 같은 회색빛 단층 건물이 보입니다. 3월27일 송파구 신천동에 개관한 ‘서울책보고’입니다.

예전 암웨이가 사용하던 창고를 개조한 이 곳은 서울도서관이 청계천 8가 일대의 헌책방 거리를 지키던 대광서림, 동신서림 등 25개 헌책방으로부터 위탁 받은 12만 권의 헌 책을 판매합니다. ‘서울책보고’는 전국 최초의 공공헌책방으로, 헌책방뿐 아니라 도서관의 기능과 문화 프로그램을 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합니다.

서울책보고를 찾은 사람들이 서가에서 책을 살펴보고 있다. 멀리 책을 도넛 모양으로 만든 조형물이 보인다.
서울책보고를 찾은 사람들이 서가에서 책을 살펴보고 있다. 멀리 책을 도넛 모양으로 만든 조형물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면 왼편에 철제 서가 32개가 줄지어 서 있고 한복판에 책벌레를 형상화한 아치형 통로가 서가 사이로 나 있습니다. 천장까지 닿아있는 서가는 웬만한 어른 키의 두 배는 돼 보입니다. ‘서울책보고’의 면적은 1,465㎡로 초등학교 교실 20개를 합쳐놓은 크기입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서울책보고’를 찾은 정형우(11세)군은 “서점이 너무 크다”며 “책이 너무 높이 있어서 못 꺼내겠다”고 하더군요.

출입구 오른편으로 각종 독립간행물과 옛 교과서, 잡지나 희귀서적 초판본 등을 모아 놓은 전시 공간이 있습니다. 오른편 맨 끝은 각종 강연, 북마켓 등 시민 참여를 위한 프로그램 공간입니다.

개관 첫날부터 서울책보고는 구경 온 시민들로 붐볐습니다. 무엇보다 헌 책방답지 않은 깔끔하고 현대적인 내부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모양입니다.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방문한 한 대학생은 “헌책방을 자주 가는 편은 아닌데 깔끔한 모습이 마음에 들어 더 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잠실철교 바로 아래 자리한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
서울 잠실철교 바로 아래 자리한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

◇서울책보고, 어떻게 이용할까

서울책보고의 장점은 시중 서점에서 구하기 힘든 오래된 책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도서관에도 없는 책이 이 곳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곳은 운영 방식이 독특합니다. 여러 헌책방 업체들이 모인 일종의 연합 서점이어서 책방들마다 각각 고유번호가 붙어있는 서가를 할당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대광서림의 책은 1,2,3번 서가, 동아서점은 4번 서가에 모여있는 식입니다.

특별히 찾는 책이 있으면 출입구 쪽 도서검색대를 이용하면 된다.
특별히 찾는 책이 있으면 출입구 쪽 도서검색대를 이용하면 된다.

따라서 무턱대고 넓은 서점 안을 돌아다니며 가나다순으로 서가에서 책을 찾으면 찾기 힘듭니다. 원하는 책이 있으면 일단 출입구 쪽 도서검색대의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책을 검색해 해당 책이 꽂혀있는 서가 번호 등을 출력하면 비교적 빠르게 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검색용 컴퓨터가 두 대 뿐이어서 사람들이 몰릴 경우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컴퓨터를 이용하기 힘들면 스마트폰으로 서울책보고 홈페이지(http://www.seoulbookbogo.kr)에 접속해도 도서 검색을 할 수 있습니다.

검색용 컴퓨터에서 뽑은 출력물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서가 위치만 나오고 책이 해당 서가에 어디쯤 꽂혀있는 지 표시되지 않아 좀 불편합니다. 헌책방을 평소 많이 찾는 김경익 씨는 “서가마다 책이 많이 꽂혀 있는데 정확히 어느 위치에 책이 있는 지 표시되지 않아 책을 찾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아쉬워 했습니다. 서울책보고 측은 해당 서가에서 직접 원하는 책을 공들여 고르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개관 당일에는 아직 카페가 문을 열지 않아 음료수 등을 사서 마실 수 없었는데, 조만간 카페도 문을 열 예정이라고 하니 책을 찾다가 지치면 카페에 앉아 다리 쉼을 하며 목을 축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간 중간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은 마련돼 있습니다.

참고로 남녀 화장실은 기다란 건물의 왼편 끝에만 각각 한 개씩 있습니다. 따라서 볼 일을 보려면이동거리를 미리 감안해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글ㆍ사진=주소현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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