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양대 기숙사 학생인권 침해 논란 ‘자정 넘어 취침’

[한국일보 자료사진]목포해양대 전경

전남 목포해양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자정이 넘은 시간에 화장실과 복도 등 공용장소 청소 점검을 받으면서 정신적ㆍ육체적 고통 등 학생인권침해를 호소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이들 학생들은 수면부족 등을 이유로 오전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도 발생해 부적절한 조치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2일 목포해양대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이 대학은 해양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국비 승선생활관과 공과대 학생들의 기숙사 등 2개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승선생활관은 전액 국비가 지원된 반면 공과대 학생 생활관은 한 학기에 116만원의 기숙사비를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공과대 학생들이 주를 이루는 생활관에서는 한 달에 7회 정도 화장실과 세면장, 복도 등 공용장소까지 청소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기숙사비를 받고 있는 학교측에서 담당해야 할 공간을 학생들에게 청소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청소와 인원점검을 받으면서 학생들은 취침 시간도 자정을 훨씬 넘은 오전 1시쯤에 취침이 가능하다고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원인으로는 승선생활관 학생들 귀가시간은 밤 9시30분이지만 일반 생활관은 자정 전까지 복귀해야 하는 규정이기 때문이다. 일반 생활관은 대학 교직원 사감들이 모두 퇴근한 후 3,4학년 주도인 학생사감으로부터 인원과 청소점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같은 불합리함을 호소하기 위해 한 학부모가 기숙사를 찾았다가 ‘무단 출입’적용을 받았고 재학 중인 자녀에게 벌점 50점을 부과하면서 논란도 일고 있다. 목포해양대 기숙사 사생수칙에는 벌점 70점 이상이면 다음학기 입사신청을 할 수 없고 벌점 100점을 받으면 기숙사비를 돌려받지 못하고 곧바로 퇴사조치 되기 때문에 이번 사생수칙 위반 제재 조치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학부모 A씨는“대학 기숙사 규율도 중요하지만 대학 측이 기숙사비를 받으면서 공용장소의 청소를 시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다”며“학생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주는 것은 자유에 위배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학생들이 내는 기숙사비로 학생사감제도를 도입해 40만원 상당을 장학금으로 주고 있다”며“힘들어 하는 자식이 혹시나 불이익을 있을 수 있어 학교측에 무기명으로 항의해도 답변도 없는 등 무시하고 있다”고 덧붙었다.

학생 B군은“기숙사 청소는 개인이 당연히 하지만 화장실과 세면장 등 공공장소 청소는 왜 우리가 해야 하는지 모르고 신경이 쓰인다”며“취침을 늦게 하기 때문에 오전 1,2시간 수업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털어났다.

이에 대해 목포해양대 관계자는“전국에서 제일 낮은 기숙사비를 내다보니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는데 청소용역을 주려면 기숙사비를 올리는 방법뿐”이라며“학생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실시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박성현 목포해양대 총장은“학생인권침해는 있을 수 없다”며“귀가시간도 학생자치위에서 결정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