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늘리나?... 숨죽인 글로벌 시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늘리나?... 숨죽인 글로벌 시장

입력
2019.04.03 04:40
수정
2019.04.09 23:33
22면
0 0

SK하이닉스 생산전략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 이목 집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박성욱(왼쪽에서 두번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SK 최고경영진이 지난 2015년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을 방문,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SK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박성욱(왼쪽에서 두번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SK 최고경영진이 지난 2015년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을 방문,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SK제공

SK하이닉스가 지난 2년 간 약 9,5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중국 우시 반도체 신공장(확장펩)을 이달부터 본격 가동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3위 D램 생산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반도체 공급 과잉을 이유로 최근 감산을 선언한 상황에서 2위인 SK하이닉스가 본격적인 증산에 나설 경우 마이크론과 격차를 벌리고, 1위인 삼성전자도 바짝 추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SK하이닉스가 당장 신속한 증산에 나서기는 어려운 분위기이지만, 3분기 이후 반도체 시장 상황이 좋아질 때를 대비해 생산 능력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전략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D램 반도체 가격. 그래픽=박구원 기자
지난해 4분기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D램 반도체 가격. 그래픽=박구원 기자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18일 중국 우시 반도체 신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 약 9,500억원을 들여 기존 우시 공장(1공장) 옆에 같은 규모의 신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2공장 건설이 완료됨에 따라 우시 공장의 전체 D램 생산 능력은 기존의 2배(월 투입 웨이퍼 최대 20만장)로 늘어나게 됐다. 우시 1공장의 D램 생산량은 SK하이닉스가 만드는 전체 D램의 30~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공장이 생산 라인을 최대로 가동하면 이 비율은 60~80%를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우시 신공장 준공이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이뤄진 게 변수다. 실제 8기가비트(Gb) D램 가격은 지난해 12월 7.25달러에서 올해 3월 4.56달러로 석 달사이 37%나 급락했다. 반도체 가격이 계속 떨어지자 세계 3위 D램 생산업체인 마이크론은 올해 D램 생산량을 5% 줄이겠다고 전격 선언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생산량을 최대 2배로 늘릴 수 있는 신공장 준공 소식을 알리자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의 향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반대로 D램 증설에 나설 경우 반도체 시장 판도가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시장 30%를 점유한 2위 사업자다. 미국 마이크론은 점유율 24%로 SK하이닉스를 바짝 뒤쫓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본격 증산에 나설 경우 양사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1위 사업자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이 39.9%를 기록, 18분기 만에 40% 아래로 떨어지자 SK하이닉스가 공격적으로 D램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데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전망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어 SK하이닉스가 당장 반도체 증산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공장 준공과 관련해 “미세공정을 통해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확장으로, 현재로서는 추가 생산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가 3분기 이후 시장이 ‘상승장’으로 전환할 때를 대비해 생산능력을 미래 확보해 두고 기회를 엿보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마이크론이 감산한다고 해서 우리가 전략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객사로부터 들어오는 수요와 재고, 전략 등을 모두 고려해 생산량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구개발(R&D) 비용. 그래픽=박구원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구개발(R&D) 비용. 그래픽=박구원 기자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어려운 시기 투자를 이어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지출한 연구개발(R&D) 관련 비용은 총 18조 6,600억원으로,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7년의 16조 8,100억원보다 11%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7조 9,000억원을 들여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제2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R&D 비용은 총 2조 8,950억원으로 전년대비 6.4% 늘어났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