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이 신뢰할 만한 보도를 모은 별도의 뉴스페이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끊이지 않는 뉴스 콘텐츠 저작권 논란에 이어 최근 잇따른 악재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유럽 최대 미디어그룹 악셀스프링거의 마티아스 되프너 CEO와의 대담에서 “사람들이 신뢰할 만한 뉴스를 얻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고 전 세계 언론인들이 중요한 일을 하도록 지원하는 일은 내게 중요하다”며 뉴스페이지 신설 계획을 밝혔다. ‘친구’를 맺은 지인이 올리거나 공유하는 게시물로 채워지는 기존 뉴스피드와 달리 공인된 뉴스 콘텐츠가 실리는 페이지를 따로 만들고 해당 콘텐츠의 생산자인 언론ㆍ출판사에는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저커버그의 이 같은 입장은 페이스북의 기존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에만 해도 뉴스피드가 ‘낚시성 기사’와 잘못된 정보, 자극적인 콘텐츠의 확산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뉴스피드를 기업과 언론매체에서 친구와 가족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며 기존 미디어와는 거리를 뒀다.
하지만 최근 들어 페이스북은 콘텐츠 정책을 변화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유럽연합(EU)은 온라인플랫폼에서 작가ㆍ언론 등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정보기술(IT) 공룡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SNS를 통한 선거 개입 논란, 총격테러 생중계 등 악재도 잇따랐다.
결국 저커버그는 지난달 초 페이스북을 사생활 보호 지향적인 플랫폼으로 바꿀 것이라고 공언했고, 최근엔 사생활 보호와 유해콘텐츠 차단 등을 위한 정부의 온라인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이번 뉴스페이지 신설 방침은 이 같은 정책 변화를 실천하는 첫 걸음인 셈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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