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월성 해자에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배 축소 모형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추진한 경주 월성 정밀 발굴 조사 중 해자 내부에서 축소 모형 목재 배 1점, 4, 5세기 제작된 실물 방패 2점 등이 발굴됐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모형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실제 배처럼 뱃머리와 뱃꼬리가 분명하게 표현됐다. 크기는 약 40㎝ 로, 약 5년생의 잣나무류로 제작됐다. 제작 연대는 4세기에서 5세기 초(350~367년 또는 380~424년)로 추정된다. 다른 유적에서 출토된 배의 사례로 볼 때 이번에 출토된 유물 역시 의례용으로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축소 모형 배의 경우 일본에서는 약 500여점이 출토됐고 연구 역시 활발하다. 월성의 모형 배는 일본의 시즈오카현 야마노하나 유적에서 출토된 고분시대 중기(5세기)의 모형 배와 선수ㆍ선미의 표현방식, 현측판(상부 구조물이 연결되는 부분)의 표현 방법 등이 매우 유사하다는 게 문화재청의 판단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양국의 배 만드는 방법과 기술의 이동 등 상호 영향관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패는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사례다. 가장 온전한 실물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점 모두 수혈해자의 최하층에서 출토되었는데, 하나는 손잡이가 있고, 하나는 없다. 크기는 각각 가로ㆍ세로 14.4㎝, 73㎝와 26.3㎝, 95.9cm이고, 두께는 1㎝와 1.2㎝다. 표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기하학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붉은색, 검은색으로 채색했다. 실제 방어용 무기로 사용했거나, 수변 의례 시 의장용으로 세웠을 가능성도 있다.
경주 월성 발굴조사(22만2,000㎡)는 올해로 5년 차다. 지금은 성벽과 건물지, 해자를 조사 중이다. 지금까지 월성의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들은 오는 5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리는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 특별전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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