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ㆍ고성 보궐선거 D-1…정 후보 측은 “후보와 관계 없는 일” 반박
경남 통영ㆍ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의 측근이 기자를 돈으로 매수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을 고발한 기자는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매수 시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지만, 정 후보 측은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고발자인 김숙중 한려투데이 기자는 2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김 기자는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통영지역협의회 회장을 수년간 역임했던 지역 인사 오모씨의 연락을 받고 지난달 23일 그의 사무실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오씨는 “정점식 (후보는) 내가 모시던 통영지청장이다. 그는 나와 특수관계다” “왜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고 부정적이냐” “선거 얼마 안 남았지만 도와주십사 하는, 사람 됨됨이를 보고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금품을 건넸다. “이거 내가 개인적으로 주는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내용은 김 기자의 스마트폰에 녹음됐다.
김 기자는 “이 분이 카리스마가 대단한 분인데 압도되면서 받은 채로 나와 버렸다”면서 “선관위에 고발하면서 선관위 직원하고 확인해보니 50만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왜 받은 지 9일이 지난 1일에서야 고발을 했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기자는 “제 가족 걱정이 되기도 하고 고향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됐다”면서 장시간 고민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은 김 기자가 제기한 의혹을 부인했다. 정 후보를 포함한 캠프 전체와 아무 관련이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기자는 “정점식 후보가 2009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했을 때 (오씨가 범죄예방위원 통영지역협회의) 회장을 하면서 인연을 지속적으로 맺어온 걸로 알고 있다”면서 “정치하는 분들은 돈 문제가 제일 민감해 비공식적으로도 더 믿을만한 사람한테 돈을 맡기는 건 다 알만한 일들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일부 지역 매체는 김 기자가 정 후보와 경쟁을 벌이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학 선후배 사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김 기자는 “황교안 대표도 모교(성균관대) 출신이고, 저는 지금 자유한국당 당원”이라며 “저도 보수주의자인데 보수라는 게 명예심이 높아야 한다”며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김 기자에게 고발당한 오씨는 2일 지역 매체 인터뷰를 통해 “김 기자와는 통영고 축구부 후원회 간사와 고문 자격으로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져왔다. 돈은 지난 2월 설 명절 광고비와 후원회 격려금 차원에서 전달한 것”이라며 기자 매수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또 “문제가 있었다면 3월 23일 그 자리에서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 이제 와서 이런 액션을 취한다는 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