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환섭 수사단장 “윤 관련 의혹 모두 살필 것”
‘김학의 수사단’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의혹의 중심에 있는 ‘키맨’ 윤중천씨 관련 모든 의혹을 다 들여다보기로 했다. 윤씨의 이권 개입과 무혐의 처분 받은 경위가 김 전 차관 뇌물 수사의 한 축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사단장으로 임명된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1일 수사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문정동 서울동부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씨와 관련한 사건을 모두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사업을 하면서 그간 20여 차례 송사에 휘말리면서 경찰과 검찰 수사를 여러 번 받았으나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씨가 받은 무혐의 처분과 윤씨의 뇌물, 접대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것이 검찰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윤씨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한방천하 사건’도 검토 대상이다. 한방천하는 윤씨가 회장으로 있던 건설사가 시행을 맡은 서울 동대문구 한약재 전문 상가 건물이다. 이 사업이 분양에 실패하면서 수억 원대 돈을 날린 분양자들이 윤씨와 회사 등을 사기ㆍ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진정을 넣었으나 검찰은 세 차례 수사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시기 김 전 차관은 춘천지검장, 광주고검장 등 검찰 고위직으로 일했다.
수사단이 그 당시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한다면 당시 수사라인 및 수사팀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었던 수사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접대 당사자로 지목된 김 전 차관뿐 아니라, 윤씨가 뇌물을 주거나 접대한 다른 고위급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검찰이 이 사건의 핵심고리인 윤씨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한다면, 정관계 인사가 대거 얽힌 ‘윤중천 게이트’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뇌물을 준 의혹을 받는 윤씨의 뇌물공여죄 공소시효가 이미 끝난 반면 뇌물 수수 의혹을 받는 이들의 뇌물수수죄 공소시효는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공여자 윤씨가 비교적 자유롭게 진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수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 관련 의혹도 사건을 원점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여 단장은 “기본적으로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한 검찰의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수사 과정을 다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성접대 의혹에 대해선 “성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분(최영아 부장검사)이 수사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혀,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도 다시 들여다 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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