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가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김정은 서신’ 대자보가 나붙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부터 대학 캠퍼스 게시판 등에 정부 비방 대자보가 게시됐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돼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가로 59㎝에 세로 83.5㎝ 크기의 종이 두 장으로 이뤄진 대자보 중 한 장은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란 제목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신을 흉내 냈다. 다른 한 장의 제목은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대북 정책 등에 대한 비판이 주 내용이다.
문제의 대자보는 서강대 홍익대 연세대 숭실대 서울과학기술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 내 게시판에 붙었고 부산과 인천, 강원, 전남 등의 대학에서도 잇따라 발견됐다.
대자보 말미에서는 자칭 ‘전대협’이라고 밝힌 단체가 오는 6일 오후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도 예고했다. 전대협은 1993년 해체한 학생운동단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의 약칭이지만, 대자보 속 전대협은 과거 전대협과 무관한 반정부 단체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부 비방 대자보가 전국적으로 발생한 사안이라 서울경찰청에 내사를 맡겼다. 신고가 접수된 지역의 경찰서들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목격자 등을 통해 대자보 게시자를 확인할 계획이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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