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연간 4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해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사태 여파 등으로 공사의 면세사업 적자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사는 최근 노사합의를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면세점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고 1일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696억7,400만원으로, 2017년 607억5,000만원보다 14.7% 증가했다. 하지만 지출이 수입보다 더 많아 40억8,900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앞서 2017년에는 1억7,800만원의 흑자를 보였지만, 사드 사태 등으로 인해 적자 경영으로 전환됐다.
공사는 적자 경영의 주요 원인으로 면세사업을 영업부진을 꼽았다. 사드 사태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고, 면세점의 불리한 입지여건 등으로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공사는 분석했다.
외국인이 이용하는 제주신화역사공원 내 시내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늘었지만,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와 관광 가이드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비롯한 판매ㆍ관리비용이 더 많아 적자를 기록했다. 시내면세점의 지난 한해 적자액은 41억2,100만원으로, 2017년 40억5,300만원에 이어 2년 연속 4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 내 지정면세점도 접근성의 한계와 내국인 관광객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공사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미래전략 전담팀(TF)을 가동해 지정면세점의 제주국제공항 이전과 수익성ㆍ경쟁력 분석을 통한 시내면세점의 운영 방향을 새롭게 마련할 예정이다.
공사 노사는 노사합의를 거쳐 초과근무수당ㆍ직책 수당 ㆍ상여금 등을 반납해 인건비를 줄이고, 예산 절감을 위한 혁신과제 20개를 선정해 지출을 줄여 적자 폭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노사가 고통을 분담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올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또한 지정면세점의 위치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공항 이전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각종 자구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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