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너 제압하고 마이애미 오픈 정상
다음달 2016년 이후 첫 클레이 대회 출전
시즌 초만 해도 노쇠화가 우려됐던 ‘황제’ 로저 페더러(38ㆍ4위ㆍ스위스)가 완전히 젊음을 되찼았다. 올해 하드코트 시즌 마지막 대회인 마이애미 오픈을 우승으로 장식하며 3년 만의 클레이 시즌 도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페더러는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 마이애미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존 이스너(34ㆍ10위ㆍ미국)를 2-0(6-1 6-4)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4강에서 신예 데니스 샤포발로프(20ㆍ20위ㆍ캐나다)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페더러는 첫 세트부터 이스너의 서브게임을 3회나 브레이크하며 경기를 쉽게 가져갔다. 이스너는 2세트부터 특기인 강서브가 살아나며 페더러를 압박했지만 경기 도중 입은 왼발 부상에 발목에 잡히며 준우승에 그쳤다.
페더러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초부터 2승을 적립하며 하트코트의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특히 라파엘 나달(33ㆍ2위ㆍ스페인)과 노박 조코비치(32ㆍ1위ㆍ세르비아)가 주춤한 가운데 꾸준히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독야청청이다. 호주오픈 이후 참가한 3개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하며 전성기급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페더러는 마이애미 오픈 우승 후 ATP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하면 우승을 기대하지 못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ATP는 마이매미 오픈을 마지막으로 하드코트 시즌을 마무리하고 4월부터 클레이코트 시즌에 돌입한다. 페더러도 다음달 5일 열리는 마드리드 오픈에 출격 예정이다. 2016년 이후 3년 만의 클레이 대회 출전이다. 페더러는 2017~18 시즌엔 클레이 시즌에 휴식을 취하며 잔디코트 대회를 준비했다. 페더러는 “마이애미 대회 우승 덕분에 클레이 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줄었다”며 “매우 기대되고 좋은 시도이자 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단 한 포인트, 단 한 번의 샷도 클레이에서 플레이하지 않았다. 이제는 어떻게 미끄러지는 게 맞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라며 “아기가 걸음마를 떼는 것처럼 나아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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