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덩어리 해조류가 친환경 ‘효자 상품’으로 탈바꿈
멕시코 킨타나루 주(州)의 유명 휴양지 칸쿤은 드넓은 백사장으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최근 몇 년간 카리브해에서 떠밀려온 어마어마한 양의 해조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데 최근 칸쿤의 한 기업이 이 ‘처치곤란’ 해조류와 ‘해양 쓰레기’ 플라스틱 병을 활용한 친환경 운동화를 출시해 화제다.
31일(현지시간) BBC는 멕시코 텔레비자 킨타나루TV 보도를 인용하며 ‘해조류 운동화’의 탄생 뒷이야기를 전했다. 운동화를 개발한 업체는 사회적 기업 ‘레노바레(Renovare)’다. 레노바레의 대표 개발자 호르헤 카스트로는 이 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9년 간 친환경 신발을 제작하는 것을 꿈꿔왔다”며 “특히 4-5년간 플라스틱 병에서 섬유를 추출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결국 카스트로는 플라스틱 섬유 개발에 성공했고 추출 기술을 특허로 출원하기도 했다. 이 플라스틱 섬유는 신발 외피 제작에 사용됐다. 그리고 바로 작년, 칸쿤 백사장에 수백톤이나 쌓인 해조류의 섬유성분을 별도로 추출해 신발 밑창을 만드는 데 성공하며 비로소 레노바레의 친환경 운동화는 완성됐다.
킨타나루 지역 주민들은 해조류로 만든 운동화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애물단지’ 해조류를 환경친화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카리브해에서 밀려와 수백톤씩 쌓인 해조류는 해변을 뒤덮으며 백사장의 미관을 해쳤고, 그 해변을 찾는 관광객의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BBC는 해조류 운동화가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킨타나루 지역의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운동화 제작에)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일자리가 생길 것” 또한 “신발 판매 비용의 10%는 해변 청소에 쓰이거나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기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노바레는 재활용 운동화를 다시 한 번 재활용할 예정이다. BBC는 ”레노바레가 신발 구매자들에게 적정 수명인 2년이 지난 신발은 다시 돌려줄 것을 독려했다”고 전했다. BBC는 수거한 운동화의 용도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이 운동화가 ‘친환경’ 신발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신발의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해조류를 환경친화적이고 실용적 용도로 사용하려는 칸쿤 주민들의 시도는 계속 될 예정이다. 이 지역의 한 사업가는 해조류로 만든 벽돌로 집 세 채를 지었고, 곧 호텔을 착공할 예정이다. 또, 킨타나루 지역 정부와 다른 지역 사업체들도 이 해조류 벽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홍윤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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