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가에 이어 부산지역 대학가에도 김정은 서신을 표방한 정부 비판 대자보가 대자보가 붙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쯤 남구 부경대학교 학내 게시판에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 대자보 2장이 붙었다. 이날 오후 11시 15분쯤에는 부산 사상구 신라대학교에도 같은 대자보가 붙었다. 이들 대자보의 명의는 각각 '전대협'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었다.
대자보는 김 위원장의 서신 형태로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비롯한 탈원전, 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고 있다. 대자보에는 1987년 만들어졌다가 없어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약칭인 '전대협'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단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우파ㆍ'반 문재인 결사체'를 표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단체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을 풍자한 '문재인 왕 시리즈' 대자보를 붙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단체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국에 있는 대학 450여 곳에 대자보를 붙이겠다고 예고했다. 대자보에서 오는 6일 서울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경찰은 대자보를 회수하고 방범용 카메라를 분석, 대자보를 붙인 사람을 찾고 있다. 경찰은 "전국의 대학교을 비롯해 일부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대자보가 붙었다는 신고 등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문제의 대자보가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추가 조사를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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