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경남FC가 축구경기장 안에서 선거 유세를 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같은 당 강기윤 후보 등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또 구단이 징계를 받으면 도의적 책임은 물론 법적인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 대구FC의 K리그1(1부리그) 경기에서 4ㆍ3 창원성산 재보궐 선거 운동 지원을 위해 방문한 황 대표와 함께 강 후보 측이 경기장 내에서 금지된 선거 유세를 한 데 따른 것이다.
경남은 1일 “구단 임직원은 경기 전 선거 유세와 관련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사전 지침을 전달받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라면서 “황 대표 측의 입장권 검표 시 경호 업체 측에서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를 착용하고는 입장이 불가하다는 공지를 했다”고 주장했다. 구단은 이어 “그러나 일부 유세원들은 ‘입장권 없이는 못 들어간다’는 검표원의 말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면서 상의를 벗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남은 황 대표 일행이 경기장에 들어선 뒤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전했다. 구단은 “일부 유세원과 경호원이 실랑이하는 모습을 본 구단 직원이 ‘경기장 내에서는 선거 유세를 하면 안 된다’, ‘규정에 위반된 행동이다’라며 만류했으나 강 후보 측에서는 ‘그런 규정이 어디 있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라며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유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른 당 후보들은 경기장 밖에서만 유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남은 “이번 사태로 불명예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데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사과를 받아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만일 구단이 징계를 받게 된다면 연맹 규정을 위반한 강 후보 측에서는 경남 도민과 팬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징계 정도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경남은 경남은 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조(정치적 중립성 및 차별금지)에는 ‘연맹은 행정 및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엔 경 기장 내에서 정당명, 기호, 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착용할 수 없다는 지침과 함께 피켓, 현수막, 어깨띠 등 역시 노출이 불가하며 명함, 광고지 배포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만일 이를 어길 시 해당 구단은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 홈경기 개최, 2천만원 이상의 제재금, 경고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프로연맹은 매 라운드 후 갖는 경기평가회의를 1일 오후 열고 이번 사안을 상벌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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