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출신 박병호ㆍ최정ㆍ김재환, 나란히 ‘손맛’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들이 본격적인 홈런 레이스를 시작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33ㆍ키움)는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 홈 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 상대 선발 브록 다익손의 시속 145㎞의 바깥쪽 낮은 직구를 밀어 쳐 비거리 110m 솔로포로 연결했다. 지난 23일 롯데와 개막전 이후 7경기 만에 터진 시즌 2호 대포다.
최근 침체된 타격 감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반가운 한방이었다. 박병호는 29일 SK전에서 4연타석 삼진, 30일 3연타석 삼진으로 프로야구 역대 연타석 최다 삼진 기록(8개)까지 1개 차로 다가섰다. 하지만 장정석 키움 감독의 신뢰는 변함 없었다. 장 감독은 “삼진을 10번 당하면 어떤가, 홈런을 10개 치면 된다”고 말했다. 전날 네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 한숨을 돌린 박병호는 사령탑의 바람대로 이날 두 번째 타석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박병호의 도망가는 홈런포에 2016~17년 홈런왕 최정(32ㆍSK)은 추격의 솔로포로 응수했다. 6번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최정은 0-2로 끌려가던 5회초에 선두 타자로 나가 키움 선발 최원태의 가운데 몰린 시속 141㎞ 투심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120m의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키움 수비들이 뒤를 쳐다보지 않을 만큼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7경기에서 타율 0.083(24타수 2안타)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려 타순도 3번에서 6번까지 내려간 최정은 마수걸이 홈런으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정이 침묵을 깨면서 잠잠했던 SK 타선도 7회에 폭발했다. 1-2로 따라붙은 7회 타자일순 하며 대거 7점을 뽑아 8-7로 역전승했다.
지난해 처음 홈런 타이틀을 가져간 최우수선수(MVP) 김재환(31ㆍ두산)은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2, 3호 대포를 연타석 홈런으로 장식했다. 0-2로 뒤진 3회초 2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저스틴 헤일리의 시속 149㎞ 직구를 공략해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해 9월22일 창원 NC전 이후 6개월 만에 나온 개인 통산 4번째 만루포다. 김재환의 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5-3으로 앞선 5회 1사 1루에서 사이드암 김대우의 시속 120㎞ 슬라이더를 때려 다시 한번 담장을 넘겼다. 연타석 홈런은 개인 통산 11번째다. 두산은 혼자 6타점을 쓸어 담은 김재환의 맹타에 힘입어 삼성을 9-4로 꺾고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로써 두산과 SK는 공동 1위(6승2패)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NC는 대전에서 3-2로 앞선 8회초에 권희동의 쐐기 3점포로 한화를 6-3으로 따돌렸다. 잠실에서는 LG가 2-5로 뒤진 9회말 롯데 마무리 손승락에게 3점을 뽑아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갔고, 연장 10회말 유강남이 끝내기 안타를 쳐 6-5로 이겼다. 수원에선 KIA가 KT를 4-2로 눌렀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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