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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벗고 웰메이드 입었다… 반격 나선 지상파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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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벗고 웰메이드 입었다… 반격 나선 지상파 드라마

입력
2019.03.31 16:54
수정
2019.03.31 19: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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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100억대 ‘닥터 프리즈너’ㆍ사회 비판적 ‘더 뱅커’ 눈길

KBS2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홍보 포스터. KBS 제공
KBS2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홍보 포스터. KBS 제공

지난 20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16부작)는 제작비만 100억원에 이른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의학 장르물이 신선하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8일 ‘닥터 프리즈너’ 8회 방송은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14.5%를 기록했다. 화제성도 높다. TV화제성 지수를 측정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3월 3주차 조사에 따르면 ‘닥터 프리즈너’는 최근 종방한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KBS가 오랜만에 지상파 방송의 체면을 살리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종합편성(종편)채널과 케이블채널의 공세 속에 수세에 몰렸던 지상파 방송 드라마가 반격에 나섰다. 물량 공세와 웰메이드를 내세워 실지 회복을 노리고 있다.

27일 첫 전파를 탄 MBC ‘더 뱅커’도 지상파 방송 반격의 주력 중 하나다. 28일 기준 3.3%(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이라는 낮은 시청률을 보였지만,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김상중과 채시라 등 무게감 있는 배우가 포진한 점이 기대를 모으는데, 은행을 배경으로 금융권 부정부패를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더 뱅커’의 이재진 PD는 “금융 드라마의 탈을 쓴 정치 드라마”라며 “은행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을 다루고, 돈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추적한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드라마는 최근까지도 ‘막장’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닥터 프리즈너’ 직전에 방영됐던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는 시대착오적인 내용과 작위적인 전개로 시청자에게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인기 드라마의 척도라 할 수 있는 20~40대 시청률이 5.9%에 머물렀다. 막장 드라마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더 뱅커’의 전작인 ‘봄이 오나 봄’은 시청률 1%대를 기록하며 ‘드라마 왕국’ MBC의 옛 명성을 무색하게 했다.

MBC 드라마 '더뱅커' 포스터. MBC 제공
MBC 드라마 '더뱅커' 포스터. MBC 제공

지상파 방송이 경계해야 할 건 낮은 시청률보다 안이함과 타성이다. 출생의 비밀과 고부갈등 등 뻔한 내용을 자극적으로 다룬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은 49.4%(닐슨코리아 기준)라는 보기 드문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의 비판과는 별개로 KBS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밀착형 공감스토리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이어나가며 국민 드라마로 발돋움했다”고 자평했다. ‘왜그래 풍상씨’까지 시청률 20%를 넘기자 지상파 방송사가 시청률에만 목매다 정작 완성도 높고 사회적 의미까지 곁들인 드라마는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닥터 프리즈너’와 ‘더 뱅커’가 지상파의 막장 함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는 가운데 두 드라마의 등장이 케이블채널 tvN 등에 몰렸던 대작 드라마의 지상파 복귀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28일 종방한 tvN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의 시청률은 3%대에 머물렀다. ‘신흥 드라마 명가’ tvN에 노란 불이 켜진 셈이다. 한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케이블채널에게 고전하던 지상파 드라마가 간만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방송광고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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