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외상ㆍ퇴행성 뇌질환ㆍ우울증 등 다양한 원인 탓
따뜻한 봄이 오기 시작하면 온몸이 나른해지고 이유 없이 졸음이 쏟아지는 춘곤증을 겪곤 한다. 춘곤증은 겨울에 적응했던 신체가 봄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겨우 내 위축돼 있던 신진대사가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신체의 일시적인 환경 부적응에 의해 나타난다. 즉,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기는 생리적인 피로감이다. 그러나 단순히 능률이 떨어지고 나른한 정도가 아니라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극심한 피로, 심한 졸음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춘곤증이 아닌 수면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수면부족, 주간졸림증 가장 흔한 원인
일반적으로 수면부족이 주간졸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수면 분절을 일으키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관련 호흡장애,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일주기 리듬 장애, 주기적 사지운동증과 같은 수면 관련 운동장애 등 다양한 수면장애 있다. 또한 기면병 같은 일차성 수면장애에서도 주간졸림증이 흔히 동반한다. 이밖에 두부외상이나 퇴행성 뇌질환 등의 중추신경계 장애, 만성적인 내과적 장애, 우울증과 같은 정신 장애, 약물의 부작용 등이 주간졸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다른 원인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주간졸림증 진단은 정확한 병력 조사부터 시작된다. 의사는 환자에게 매일의 수면 패턴, 밤에 자다가 깨는 횟수와 시간,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코골이, 타인에 의한 수면 중 무호흡의 목격, 낮잠 횟수 및 시간, 하지불안 증후군의 증상, 수면 중 주기적 사지운동, 현재 앓고 있거나 과거 앓았던 질병, 복용 중인 약물 등에 대한 자세한 질문을 하게 된다.
또한 환자의 졸림 증상을 선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설문지 척도들을 이용하기도 한다. 졸린 정도를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척도들 중 가장 흔히 사용되는 주간졸음 자가 평가 척도가 과도한 졸림을 가진 환자의 선별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면 일지를 작성은 환자의 수면 패턴과 일주기 리듬을 조사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수면 시간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를 얻기 어렵거나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할 경우, 손목에 차고 생활하는 시계 모양의 검사 도구로 움직임을 기록하는 장치인 ‘수면-각성 활동 기록기’를 적용할 수도 있다.
병력조사 및 설문지 평가에서 수면부족과 같은 생활습관에 의한 졸음이 아니라 다른 원인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해 수면 분절을 야기하는 다양한 수면장애에 대해서 평가하게 된다. 또한 기면증을 감별하기 위해 입면잠복기반복검사를 추가 시행하기도 한다.
일상생활 악영향 끼치면 수면전문의 찾아야
주간졸림증의 치료는 그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수면 부족에 의한 주간 졸림증의 경우 수면 시간을 늘리고, 규칙적인 시간에 취침과 기상을 하는 등 수면위생을 바로 잡는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주간에 계획적인 소량의 낮잠을 취하는 것도 주간졸림증 호전에 효과적일 수 있다.
정유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주간졸림증은 다양한 질환이나 상태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사회적, 직업적, 개인적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증상”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로 호전 가능하므로 4주 이상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주간졸림증이 지속된다면 수면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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