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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소환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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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소환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입력
2019.03.29 17: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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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시즌 개막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다저스 시절의 박찬호.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ㆍ한국일보 자료사진
LA 다저스 류현진이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시즌 개막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다저스 시절의 박찬호.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ㆍ한국일보 자료사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코리안 특급’ 박찬호(46)의 길을 따라 18년 만에 한국인 투수로 개막전 선발승을 올렸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2019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홈런) 무4사구 8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팀 타선은 역대 메이저리그 개막전 최다 홈런 8개를 쏘아 올리며 류현진을 화끈하게 지원했고, 경기는 다저스의 12-5 완승으로 끝나 류현진은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개막전에서 승리를 따낸 건 2001년 다저스 시절의 박찬호 이후 역대 두 번째다. 박찬호는 그 해 4월3일 밀워키전에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이듬해에는 텍사스로 둥지를 옮겨 오클랜드와 개막전에 나갔지만 5이닝 9피안타 6실점의 부진한 투구로 패전을 떠안았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지 6년 만에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은 류현진의 상황은 18년 전 박찬호와 비슷했다. 류현진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개막전을 책임졌던 절대적인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어깨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2001년 박찬호 역시 당시 팀의 에이스였던 케빈 브라운의 부상 여파로 개막전에 출격했다.

올해 류현진과 2001년 박찬호의 팀 내 입지는 조금 달랐다. 박찬호는 직전 시즌 18승을 올리며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개막전에서도 2000년의 기세를 몰아 무실점 행진을 32이닝으로 늘렸다. 반면 류현진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플랜 D’라는 박한 평가를 들었다. 워커 뷸러와 리치 힐이 커쇼 대신 등판할 것으로 보였지만 각각 준비 부족, 무릎 부상으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야후스포츠는 30명의 개막전 선발투수 랭킹을 매기면서 류현진을 19위에 올려놨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선발 등판하는 등 큰 경기에 유독 강했던 류현진은 이런 저평가를 비웃듯,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투구로 상대 선발 잭 그레인키를 압도했다. 6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불과 4개였다. 유일한 실점은 6회초 애덤 존스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다. 상대 허를 찌르는 볼 배합과 안정된 제구가 돋보였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커쇼와 함께 다저스의 ‘원투 펀치’를 이뤘던 그레인키는 3.2이닝 7실점으로 일찌감치 무너졌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이 완벽한 제구를 보여준 것”이라며 “어떤 부담감이나 긴장도 느끼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미국 언론도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커쇼와 (다저스 전설인) 샌디 쿠펙스 앞에서 류현진이 역대 개막전을 지배한 다저스 좌완 투수의 전통을 이었다”며 평했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기자 빌 플렁킷은 “해마다 개막전을 지배한 커쇼의 후계자”라고 극찬했다.

류현진 개인으로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뛴 2009년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5.1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이래 10년 만에 따낸 개막전 승리다. 류현진은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면서 “무엇보다 타자들이 초반부터 시원하게 점수를 지원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8년 전 박찬호와 비교된 것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안 썼다”며 웃은 뒤 “개막전을 잘 마쳤기 때문에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내달 3일 샌프란시스코전이 유력하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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