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전매 특허 체인지업에 회전수 늘린 커브로 ‘삼진 쇼’
강정호는 3루수 선발 출전해 멀티 출루ㆍ2타점 성공 복귀전
추신수 벤치… 오승환 9회말 홈런 허용… 최지만 무안타 부진
류현진(32ㆍLA 다저스)을 2019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의 히어로로 만든 건 그의 시그니처, ‘명품 커브’였다.
29일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인 MLB닷컴 게임데이에 따르면 류현진은 이날 애리조나와 개막전에서 커터 20개(24.4%), 커브 14개(17.1%), 체인지업 9개(11%)까지 ‘팔색조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특히 시속 120㎞대 중반의 느리고 낙폭 큰 커브에 연신 애리조나 타자들의 헛방망이가 돌았다. 류현진의 전매특허는 체인지업이지만 커브도 KBO리그 시절부터 애착을 가지고 있는 구종이다. 지난 시즌부터는 회전 수를 늘려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전체 연봉 랭킹 3위(약 392억원)인 상대 선발 잭 그레인키(36)는 자부하는 커브를 난타당해 류현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변화구의 위력이 배가되기 위해선 강력한 직구와 제구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류현진은 총 82개의 공 중 47.6%인 39개를 직구로 선택했다. 지난 시즌 평균 직구 구사율(38.6%)보다 높은 수치다. 최고 93.2마일(약 150㎞)의 낮게 깔리는 직구에 그만큼 힘이 있다는 걸 스스로 느낀 것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개막전에서 ‘빅게임 피처’의 위용을 드러낸 류현진의 입지와 자신감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 동갑내기 강정호(32ㆍ피츠버그)도 생애 첫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강렬한 한 방을 때렸다. 강정호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치러진 신시내티와 원정 개막전에 6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을 올렸다. 비록 팀은 3-5로 졌지만 강정호는 0-1로 뒤진 6회초 2사 1ㆍ2루에서 바뀐 투수 재러드 휴즈를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날려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다. 강정호가 타점을 올린 건 2016년 10월 2일 세인트루이스전 이후 908일 만이다. 2016년엔 무릎 부상 재활로, 이후엔 국내 음주 사고 여파로 2년간의 공백을 맞고 빅리그 잔류 자체가 불투명했던 강정호는 시범경기에서 전체 홈런 1위(7개)를 차지하며 부활을 예고했고, 시즌 개막전부터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그러나 ‘코리안 빅리거’들의 맏형 추신수(37ㆍ텍사스)는 시카고 컵스전에서 2008년 이후 11년 만에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굴욕을 겪고 교체 출전도 하지 못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상대 좌투수에 대비한 용병술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추신수는 현지 취재진에게 “나는 텍사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왜 내가 이곳에 있는지를 증명해왔다”며 “난 매일 경기에 나가는 선수”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텍사스는 4-12로 패했다. 오승환(37ㆍ콜로라도)은 마이애미와의 원정 개막전에 6-2로 앞선 9회말 등판했으나 2사 후 호르헤 알파로에게 투스트라이크 노볼에서 아쉬운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콜로라도는 6-3으로 승리했다.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기대를 모은 최지만(28ㆍ탬파베이)도 휴스턴과 홈경기에 3번 1루수로 나섰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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