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 최초 미국 친환경인증… 수술실 음성인식시스템 도입

120년 역사의 ‘계명대 동산병원’이 대구의 서쪽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첨단 스마트병원으로 새로운 100년 역사를 쓰게 됐다. 국내 최고 시설을 갖추고 심장이식 등 심뇌혈관질환과 암치유 명품 병원으로 메디시티 대구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계명대 동산병원ㆍ대구동산병원 15일 개원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따르면 새 병원인 계명대 동산병원은 10여년간의 이전사업을 마무리하고 12일 개원식에 이어 15일부터 일반 외래진료를 시작으로 성서시대를 열게 된다고 1일 밝혔다.
대구 중구 동산동에 있는 기존 병원은 6~14일 외래진료를 중단한 뒤 15일부터 ‘대구동산병원’으로 이름을 바꿔 209병상 23개 진료과를 2차 진료기관으로 재개원한다. 3년 뒤에는 500~600병상급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인 ‘계명대 동산병원’과 2차병원인 대구동산병원 양병원 체제로 운영하게 된다. 동산병원은 1899년 미국인 선교사가 설립한 제중원(濟衆院)이 모태다. 1903년 중구 동산동으로 옮겼다. 1980년 계명대 의대신설을 계기로 계명대와 통합했다.
새 병원은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서쪽 4만228㎡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20층, 연면적 17만9,218㎡에 1,041병상을 갖췄다. 건축비만 2,900여억원, 병원 내 첨단 의료장비 도입에 1,000여억원 등 4,000억원 가까이 투입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 등 세계적 수준의 미국 병원 8곳을 모델로 해 환자 최우선으로 설계했다. 건물외관은 ‘감동의 손길이 함께 하는 치유의 동산’을 콘셉트로,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형상이다.
친환경 첨단 스마트병원 자리매김
계명대 동산병원은 국내 병원 최초로 △미국 친환경건축물 인증(LEED) △수술실 음성인식시스템구축 △주사약 자동 조제시스템 △디지털 양전자컴퓨터단층촬영장비(PET-CT)를 도입했다. 또 △비수도권 최초 지하철역과 지하출입구가 바로 연결된 병원 △3개의 로봇수술실을 갖춘 병원 △대구ㆍ경북 최초의 하이브리드 수술실 운영 △국내 최고사양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와 CT 도입 등 다양한 ‘최초’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LEED는 미국그린빌딩협의회가 인증한다. 설계부터 자재, 실내환경, 병원 내 공기ㆍ물 등 모든 부분에 친환경 개념을 적용한 건축물에 부여한다. 새 병원이 에너지 절약형 환자 중심의 친환경건물임을 방증한다.
병원의 핵심인 수술센터(24개실)는 음성인식시스템을 도입하고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춰, 수도권 ‘빅5 병원’에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성인식시스템은 의사가 손발을 쓰지 않고 음성으로 모든 수술장비를 제어할 수 있어 의료진이 환자의 수술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심장과 혈관, 뇌 등에 복합적인 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비수술적 중재시술과 외과수술을 동시에 시행, 합병증을 최소화 해주는 장점이 있다. 김권배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위급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쪽에서 스텐트시술 같은 중재시술을 하다가 필요하면 대기중인 외과수술팀이 즉시 나설 수 있는 최첨단 수술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술실에 설치된 의료장비만 50억원대에 이른다.
병원 내 감염을 줄여 주는 감염예방시스템도 돋보인다. 수술센터 전체를 클린존과 비클린존으로 나눠 클린존에선 모든 출입이 제한된다. 입구의 에어커튼, 별도로 만들어진 수술도구나 장비 반출입 통로 등 완벽에 가까운 감염예방시스템으로 병원 내 감염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수술 성공률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술실 안에 설치된 캠으로 수술 전 과정을 촬영해 전 세계 의료기관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라이브 서저리’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심뇌혈관ㆍ암치유 중심 연구중심 병원 지향
심뇌혈관질환센터 및 암치유센터 중심의 운영으로 지역 환자들이 서울 대형병원으로 가는 빈도를 획기적으로 줄여 줄 전망이다.
심뇌혈관질환센터는 심혈관 뇌혈관 재활 예방관리 등 심뇌혈관질환을 통합 치료하는 특화센터다. 2017년 지역 첫 심장이식수술 성공 후 현재 국내 4위 수술 실적을 기록 중이다. 진단에서 치료, 재활, 예방교육까지 원스톱 통합진료체계를 구축했다.
암치유센터는 암환자 맞춤형 다학제통합진료와 원스톱 진료를 더욱 강화한다. 위암 등 7대 암은 당일진료가 가능하며, 진료부터 검사, 치료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환자중심 시스템을 갖췄다.
김권배 의료원장은 “섬김의 정신으로 대구 의료 120년 역사를 이끌어온 계명대 동산병원이 새 병원 건립과 함께 지역을 벗어나 국내 의료의 중심이 되도록 헌신하겠다”고 피력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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