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오픈 ‘신구 대결’ 압축… 존 이스너도 10대 초신성과 4강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ㆍ5위ㆍ스위스)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 오픈 남자 단식 4강에 안착했다. 페더러의 준결승 진출로 대회 4강 대진은 베테랑과 신예의 대결로 압축됐다.
페더러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8강에서 케빈 앤더슨(33ㆍ7위ㆍ남아공)을 2-0(6-0 6-4)으로 제압했다. 이날 페더러는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와 슬라이스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운영일 펼치며 앤더슨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1세트에서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앤더슨의 서브게임을 모두 브레이크 해내는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하기도 했다.
페더러는 준결승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20ㆍ23위ㆍ캐나다)와 격돌한다. 샤포발로프는 ‘넥젠’의 대표적인 선수로 동년배인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ㆍ10위ㆍ그리스)와 프랜시스 티아포(22ㆍ34위ㆍ미국)를 연달아 격파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페더러와 샤포발로프는 나이 차가 무려 열 여덟 살이다. 페더러는 샤포발로프가 4세이던 2003년 세계 최고 권위의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양 선수는 이번 준결승이 첫 맞대결이다.
한편 반대쪽 4강에선 ‘강서버’ 존 이스너(34ㆍ9위ㆍ미국)와 ‘10대 초신성’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19ㆍ57위ㆍ캐나다)의 대결이 펼쳐진다. 이스너와 알리아심의 나이 차도 15세로, 두 선수 역시 첫 대결이다. 알리아심은 8강에서 보르나 초리치(23ㆍ13위ㆍ크로아티아)를 꺾고 마이애미 오픈 역사상 최연소 4강 진출 기록을 세웠다.
38세와 20세, 34세와 19세의 대진이 완성된 마이애미 오픈 준결승은 결국 ‘신구 대결’이 됐다. 경기 결과에 따라 남자테니스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사다.
페더러는 8강 경기 후 AT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10대들과 경기하는 것을 즐긴다”며 “그것 때문에 지금 더더욱 기대가 된다”고 준결승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존(이스너)과 나에겐 매우 흥미로운 대진”이라며 “샤포발로프와 알리아심은 단순히 어린 것뿐만 아니라 실력도 좋은 친구들이라 멋진 경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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