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월 산업활동동향] 경기지표 9개월 연속 동반하락
지난달 국내 산업의 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가 모두 주저앉았다. 전월 3개월 만에 ‘트리플 반등’세를 보이더니 다시 1개월만에 모두 감소로 돌아섰다. 현재와 미래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9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2013년 3월(-21%) 이후 71개월만에 최대폭 감소다. 지난 1월 0.8% 상승으로 반짝 반등했던 산업 생산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3.2%)에서 감소한 영향으로 전월 대비 2.6% 감소했다. 1월 3.5% 증가했던 자동차 생산은 지난달 미국, 유럽 등으로의 완성차 수출과 자동차부품의 국내 수요 등이 줄어들면서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2.2%), 전문ㆍ과학ㆍ기술(-4.3%) 등이 줄어 전월에 비해 1.1% 줄었다. 제조업 생산도 전월보다 2.6% 감소했다.
견조했던 소비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3.3%) 판매는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 승용차 등 내구재(-0.9%) 판매가 줄면서 전월에 비해 0.5%가 감소했다.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둔화된 영향으로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4%나 줄어드는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반도체제조용기계를 포함한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는 전월 대비 무려 11.5%가 감소했다. 선박 등 운송 장비 투자도 7.1%가 줄었다. 건설투자를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건축(-3.5%), 토목(-8.2%) 모두 실적이 줄면서 전월 대비 4.6% 감소했다.
생산, 소비와 함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1월 세 가지 지표가 모두 상승하면서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은 불과 1개월만에 차갑게 식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그간 성장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서 부진했고 최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조선업 생산도 기저효과를 내는 등 제조업 중심으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 하락했다. 두 지표는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971년 7월~1972년 2월 이후 역대 최장 기간이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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