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가 팀 특유의 ‘양궁 농구’로 반격에 성공했다.
KT는 2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8~19 SKT 5GX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3차전에서 창원 LG에 103-83, 20점차 완승을 거뒀다. 창원 적지에서 내리 2경기를 패해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2014년 이후 5년 동안 ‘봄 농구’를 기다렸던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양 팀의 4차전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KT가 정규시즌 동안 강점을 보인 ‘양궁 농구’가 마침내 폭발했다. KT는 이번 시즌 10개 팀 중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10개의 3점포를 꽂았다. 그래서 KT의 ‘영건’ 양홍석(22)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양궁, 준비 됐나?”라는 말로 자신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젊은 피’가 주축인 KT는 단기전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1차전에서 8개, 2차전에서 6개의 3점슛늘 넣는데 그쳤다.
홈으로 돌아온 3차전에서 KT는 제대로 기를 살렸다. 프로농구 역대 한 경기 최다인 3점슛 18개를 꽂았다. 저스틴 덴트몬이 팀 내 가장 많은 3점포 5방을 터뜨렸고 김윤태와 김민욱, 마커스 랜드리가 나란히 3개씩을 적중시켰다. 허훈과 양홍석은 2개씩 넣었다.
KT는 1쿼터에만 무려 7개의 3점포를 성공시켜 기선을 제압했다. 신들린 3점슛 행진으로 1쿼터에 이미 15점을 앞선 KT는 2쿼터에도 양홍석의 3점슛에 힘입어 점수 차를 벌려갔으나 LG에선 제임스 메이스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메이스가 2쿼터에 혼자 13득점에 5리바운드로 날면서 전반전 KT의 리드는 6점 차로 줄었다.
위기의 KT를 살린 건 역시 외곽슛이었다. 덴트몬과 김민욱, 허훈, 양홍석까지 3쿼터에도 또다시 7개의 3점슛이 터져 나왔고 3쿼터를 마쳤을 때 점수 차는 이미 84-64, 20점 차가 됐다. 이미 분위기는 기울어졌고 KT는 4쿼터에 여유롭게 승리로 마무리했다. LG는 메이스(26점)와 조쉬 그레이(24점)가 분전했으나 1, 2차전에 화력을 과시했던 김종규가 14점에 그쳤고, 무엇보다 ‘야전사령관’ 김시래의 부상 공백이 뼈아팠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