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07. 두 살 코리안쇼트헤어 누리, 아랑
길고양이는 우리 주변 길 위에서 하루하루 고단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길고양이 평균 수명은 2,3년으로 10년 이상 사는 보통 고양이보다 훨씬 짧은 게 이를 증명하는데요. 특히 새끼 길고양이들의 경우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해 폐사율이 높은 게 현실입니다.
2년 전 여름 서울 합정동 한 주민이 주택가에서 새끼 고양이 다섯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가운데 한 마리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주민의 신고로 동물권 행동단체 카라 활동가들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나머지 네 마리를 구조하려고 했는데요, 그나마 상대적으로 상태가 좋았던 두 마리의 새끼 고양이는 구조 도중 도망을 갔고, 고양이 감기 일종인 허피스 바이러스와 결막염에 걸려 앞을 볼 수 없던 두 마리만 구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누리(수컷)와 아랑이(암컷)라는 이름을 얻은 새끼 고양이 두 마리는 카라의 동물병원에서 꾸준한 치료를 받은 덕에 허피스 바이러스와 결막염을 나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이 함께 입양을 가는 행운까지 얻었지요. 하지만 이런 행운도 오래 가지는 못했습니다. 입양을 간 지 8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두 마리를 입양했던 가족이 도로 카라로 데려 온 겁니다. 파양의 이유는 “아이들이 너무 커졌다” 였습니다.
두 살이 된 지금 누리는 4.2㎏, 아랑이는 3.4㎏으로 다른 고양이들보다 덩치가 크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당시 누리와 아랑이는 어릴 때 병을 앓아서 인지 같은 연령의 다른 고양이들보다 덩치가 작은 편이었다고 하는데요. 결국 작고 어릴 때 데리고 있다가 청소년기가 되고 몸무게가 늘어난 고양이를 포기한 겁니다.
카라의 동물복지팀 최혜정 활동가는 “입양가족은 누리와 아랑이가 영원히 새끼 고양이로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며 “다시 카라의 입양카페인 아름품으로 돌아왔지만 천진 난만하게 지내는 두 녀석을 볼 때면 안쓰럽기만 하다”고 말합니다.
누리와 아랑이는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무릎냥이’입니다. 게다가 둘은 호기심이 많아 창문 밖을 내다보는 걸 좋아하고요, 워낙 영리하고 손발도 잘 사용하는 터라 장난감 놀이를 즐긴다고 해요.
최 활동가는 “둘은 서로 질투도 하지만 지금까지 서로 의지하면서 지낸 터라 가능하면 함께 입양을 가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반려동물은 어리고 귀여울 때만이 아니라 아프고 병들어도 가족입니다. 누리와 아랑이와 평생 함께 할 집사를 찾습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세계 첫 처방식 사료개발 업체 힐스펫 뉴트리션이 유기동물의 가족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미국 수의사 추천 사료 브랜드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카라 https://www.ekara.org/adopt/application/ko/creat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