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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K글로벌 김성제 부사장 ”제약 시장보다 성장 빠른 임상시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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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K글로벌 김성제 부사장 ”제약 시장보다 성장 빠른 임상시험 시장”

입력
2019.04.05 04:40
수정
2019.04.05 15:2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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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비즈니스 도전하는 토종 CRO, LSK글로벌 김성제 부사장

“세상에 알려진 질병 가운데 치료제가 있는 건 15%에 불과합니다. 신약개발의 핵심인 임상시험 시장 전망이 그만큼 밝다는 의미죠.”

내년 설립 20주년을 맞는 토종 임상시험전문기업(CRO) LSK글로벌파마서비스(이하 LSK글로벌)는 지난달 자회사 ‘LSK 엔알디오’를 설립했다. 임상시험 경험을 토대로 직접 신약개발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국내 CRO가 신약개발에 도전장을 내민 건 처음이다. 최근 서울 중구 LSK글로벌 사무실에서 만난 김성제(54) 부사장은 “CRO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 중구 LSK글로벌파마서비스 사무실에서 최근 만난 김성제 부사장은 “제약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임상시험 시장에서 국내 임상시험전문기업들이 쌓아온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이 경쟁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서울 중구 LSK글로벌파마서비스 사무실에서 최근 만난 김성제 부사장은 “제약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임상시험 시장에서 국내 임상시험전문기업들이 쌓아온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이 경쟁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CRO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임상시험 대행업체 정도로 인식됐다. 1990년대 중반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돈이 많이 드는 임상시험을 외부에 의뢰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상시험 규모가 확대되고 절차와 규제가 체계화하면서 CRO의 역할이 커져 지금은 제약산업을 이끄는 한 축이 됐다. 신약개발은 10~15년 동안 1조~2조원이 드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임상시험 비용이다. 김 부사장은 “세계 의약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5.9%인데, CRO는 12.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하면 대개 연구자들이 실험하는 장면이나 의사들이 신약을 처방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 뒤에는 임상시험 신청과 승인, 관리를 위한 복잡한 문서 작업, 데이터 분석작업이 필요하다. 이게 바로 CRO의 몫이다. 임상시험 성공 확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고 생명윤리를 비롯한 각종 규범 준수를 확인하는 것 역시 CRO의 업무다.

국내 임상시험전문기업(CRO) 연 매출. 그래픽=김문중기자
국내 임상시험전문기업(CRO) 연 매출. 그래픽=김문중기자

2000년 설립된 LSK글로벌은 1세대 토종 CRO로 꼽힌다. 2004년 신풍제약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을 받아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할 때 성공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국내 판매허가용 임상시험(연 600~700건)의 약 20%를 LSK글로벌이 수행한다”고 김 부사장은 설명했다.

한국은 의약품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유럽 일부와 함께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연구개발 수준이 높고 보건의료 체계가 잘 돼있어 임상시험에 최적의 환경으로 평가 받는다. 높은 인구밀도에 대형 종합병원이 몰려 있는 서울은 수년 째 임상시험 건수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CRO 기업들의 연 매출액은 4,000억원(2016년 기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외국계 CRO(19개)를 제외한 토종 기업(26개)의 연매출은 2,000억원에도 못 미친다. LSK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은 291억원이었다.

김 부사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임상시험을 여전히 해외 CRO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CRO가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년간 쌓인 경험으로 국내 CRO들도 외국계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임상시험 노하우와 데이터가 국내에 축적될 수 있도록 우리 제약사와 CRO가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종 임상시험전문기업 LSK글로벌파마서비스를 설립한 이영작(왼쪽) 대표와 김성제 부사장. 내년 20주년을 맞는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올해부터 직접 신약개발에도 도전한다. 홍인기 기자
토종 임상시험전문기업 LSK글로벌파마서비스를 설립한 이영작(왼쪽) 대표와 김성제 부사장. 내년 20주년을 맞는 LSK글로벌파마서비스는 올해부터 직접 신약개발에도 도전한다. 홍인기 기자

LSK글로벌은 LSK 엔알디오를 통해 직접 신약개발을 시작했다. 신약 임상시험 진입부터 판매 승인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온 노하우를 살려 성공 가능성 높은 신약 후보물질의 상용화에 직접 나서겠다는 것이다. 첫 도전 신약으로 LSK 엔알디오는 동국대 연구진이 개발한 항암제 후보물질을 선택했다. LSK 엔알디오는 출범과 함께 이 물질을 인수해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이영작(77) 대표와 함께 LSK글로벌 설립 멤버다. 김 부사장은 미국 CRO인 PPD, 이 대표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임상시험 업무를 했고, 둘 다 통계학자다. 수많은 데이터를 계산, 분석해야 하는 CRO 업무에 통계 지식은 필수다. “임상시험은 통계 전공자들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유망 산업이기도 하다”고 김 부사장은 소개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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