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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최종훈에 “폰 바꿔라”… 단톡방 멤버들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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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최종훈에 “폰 바꿔라”… 단톡방 멤버들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

입력
2019.03.28 17:51
수정
2019.03.28 23:4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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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도 입국 전 휴대폰 교체… 16명 중 7명 몰카 유포 혐의 입건

여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동의 없이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입건된 정준영이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구속된 정씨를 29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고영권 기자
여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동의 없이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입건된 정준영이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구속된 정씨를 29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고영권 기자

여성과의 성관계를 동의 없이 촬영하고 이를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30) 일당이 사건이 알려진 뒤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국민적 관심사인 경찰과 이들의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준영, 빅뱅 전 멤버 승리(29ㆍ본명 이승현), FT 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29) 등이 참여한 단체대화방, 1대1 대화방 등을 조사한 결과, 대화 참여자 총 16명 중 7명을 불법 촬영물을 퍼뜨린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경찰은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성폭력처벌법 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단체대화방 참여자인 정준영과 버닝썬 직원 김모씨를 구속했다. 승리 역시 단체대화방에서 불법 촬영물로 보이는 사진을 올린 것이 발각돼 정준영과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승리가 해당 사진을 직접 촬영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승리는 유포 혐의는 시인했지만, 사진은 지인에게 건네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카카오톡 대화방에 두 차례 불법 촬영물을 퍼뜨린 혐의로 입건된 최종훈 역시 1건의 불법 행위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들 외에도 세 사람이 더 입건된 셈이다.

이들은 단체대화방에서 일상적으로 불법 촬영물을 퍼뜨린 것은 물론 범행이 발각되자 조직적인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이날 지난 11일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이 단체대화방에서 공유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승리가 최종훈에게 “휴대폰을 바꾸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해외 촬영 중이던 정준영도 휴대폰을 교체한 뒤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 인멸 시도나 휴대폰 교체 여부는 수사 중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SBS ‘8뉴스’ 방송 화면 캡쳐
SBS ‘8뉴스’ 방송 화면 캡쳐

그러나 확실한 물증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토대로 한 불법 촬영 수사 외에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당초 수사력을 집중해 왔던 경찰과 연예계의 유착 의혹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이성현(46) 버닝썬 공동대표가 전직 경찰관 강모(44ㆍ구속)씨에게 2,000만원을 전달한 경위는 물론, 승리가 서울 논현동 클럽 아레나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도 뚜렷하게 밝혀진 게 하나도 없다.

최종훈의 음주운전 보도 무마 의혹과 관련해서도 단속 경찰관이나 서울 용산경찰서 교통조사계 수사관의 연루 혐의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승리 등의 뒤를 봐준 것으로 알려진 윤모 총경의 부인 김모 경정도 소환해 최종훈으로부터 케이팝 콘서트 티켓을 받은 사실에 대해 조사했다.

아울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클럽 버닝썬의 자금 세탁, 탈세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확보한 버닝썬 회계 장부에서 매출 일부가 버닝썬 영업직원(MD)의 통장으로 흘러 들어간 사실을 포착하고, 자금의 최종 종착지를 찾고 있다. 버닝썬 측이 자금 세탁 또는 탈세를 목적으로 매출 일부를 외부로 빼돌린 정황을 찾겠다는 것이다. 지난 1월 해외로 출국한 버닝썬 경리 담당 직원 A씨의 행방도 추적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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