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조향장치 부품 세계 1위를 목표로 끊임없이 연구하는 열정의 CEO, ㈜드림텍 김홍근 회장을 충남 아산 드림텍 공장에서 만났다.
26살의 젊은 나이에 다니던 회사를 과감하게 인수하여 4명이던 직원이 160명으로 성장한 오늘날의 드림텍의 성장 과정을 직접 들어 보았다.
드림텍은 1984년도에 김 회장이 자신이 다니던 ‘정진금속’이라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창호에 쓰이는 나사못을 제조하는 소규모 기업을 인수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된다.
건축용 창호부품에서 10년 만에 자동차 부품으로 전환했고, 브레이크(제동)부품에서 기술을 인정받아 핸들(조향)부품 쪽으로 사업을 전환해 현재에 이른 것이다.
Q. 회사를 인수한다는 것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
회사 인수는 자의반 타의반의 매우 우연한 기회였다. 당시 대표는 사업을 접고 싶어 했고, 미수금을 내가 받아서 주는 조건으로 인수를 했다. 인수 후에는 매입처에 지급해야 하는 미지급 금액을 내가 책임지는 조건이었다. 결국 무일푼으로 인수한 셈이다.
대표가 된 후, 매입처를 다 불렀다. 회사 상황을 이야기했고 1년만 미지급금을 유예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때 내 나이가 26살, 무서울 게 없는 젊은 혈기에 가진 것도 없었으니, 잃을 것도 없어 두려움도 없었다.
다행히도 매입처들이 지불금을 유예해 줬고, 더불어 3개월씩 외상으로 원재료 등을 공급해 주었다. 운이 좋게도 1년도 지나지 않아 미지급금을 다 지불하여 약속을 지켰다.
동시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최고경영자 양성 코스부터 고급 과정까지 교육에 열중했다. 대표로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이후, 석사와 박사까지 마치고 호서대학교 경영학 교수가 되면서 현재 창업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Q. 드림텍을 인수한 이후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앞으로 전망은?
창업 이래 IMF를 겪었던 해를 빼고는 매년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올해와 내년이 국내 자동차 산업 현황이 좋지 않아 매출은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현재 내수가 70%, 수출이 30%다. 수출의 대부분은 중국 공장을 통해서 이뤄지고, 거래처는 GM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다. 앞으로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유지하여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드림텍을 1차 밴더로 키울 생각은?
1차 밴더는 자동차에 모듈형태로 직접 공급하는 모비스와 만도 같은 조립 회사이며, 2차 밴더는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제작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드림텍은 2차 밴더다.
드림텍이 1차 밴더로 옮겨가려면 모듈형태의 조립회사로 거듭나야 한다. 자동차 산업의 먹이사슬 최상위 단계는 완성차이며 그 다음 단계가 조립산업, 하위단계가 부품 제조업이다.
자동차 산업에서 고부가가치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먹이사슬 상위 단계로 올라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려면 경영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Q. 완성차 단계까지 갈 계획인가?
거기까지는 아니다. 다만, 미래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래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라 전자와 컴퓨터, 로봇과 소프트웨어가 어우러져 움직이는 전자통신기기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는 더 이상 만들어 판매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용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네이버나 구글이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드림텍은 트렌드를 읽어가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Q. 직원들과의 신뢰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IMF 시절, 부도를 내는 회사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우리도 그러한 위기에 맞닥뜨렸고 그때 나는 직원들을 신뢰했다. 생존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존재해야 했다.
기업의 노하우는 사람에게 있고, 그들의 노하우가 기업을 움직인다. 그래서 1년만 급여의 반을 주고 1년 뒤 나머지 급여를 모두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이 시기를 함께 이겨내자고 설득했다.
당시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었고, 회사 또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단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다른 회사가 사람을 줄이는 구조 조정에 집중할 때, 우리는 사람을 잡는 데 집중한 것이다. 그때 직원들이 가족이 되었고, 지금도 그 가족들이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당시 6개월 뒤에 반전이 일어났다. 기아자동차가 재가동을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1차 밴더들도 재가동 되었다. 그런데 드림텍과 경쟁했던 2차 밴더들이 대거 사라진 상황이었다.
어려운 시기를 버틴 드림텍에 기회가 왔고, 매출이 드림텍에 집중되면서 회사는 급격하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거의 정상화가 이뤄진 것이다.
그때 느낀 바가 있습니다. ‘위기란 영원하지 않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와 함께 온다’는 교훈이었다.
기업은 성장도 중요하지만, 생존이 더 중요하다. 성장성이 큰 기업보다 생존력이 있는 기업이 더 강한 기업인 것이다. 무리하게 성장만 추구하다 무너지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Q. 수출 비중을 50%이상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현대 기아 자동차는 내년까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 세계 자동차 생산 대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개발도상국, 신흥시장, 저개발 국가에서는 여전히 자동차를 많이 필요로 한다. 1억대의 자동차 시장은 늘 유지 되어 왔다.
우리의 생존 전략은 글로벌화에 있다. 이를 위해 드림텍은 10년 이상을 해외 자동차 관련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 외국어에 능통한 직원들을 채용하여, 모든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하고 있다.
1∼2년 정도 전시회에 참여해서는 아무런 효과도 없다. 모든 비즈니스가 다 그렇습니다만 특히,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자동차부품인 조향 장치는 안전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신차에 탑재된 경험이나 실적이 없이는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겐 현대자동차가 세계 5대 글로벌 메이커인게 얼마나 다행스런지 모른다.
현대 기아자동차가 우리 제품을 탑재 해 줌으로써 다른 글로벌 완성차도 신뢰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드림텍은 앞으로도 해외 진출에 대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꾸준하게 뚜벅 뚜벅 걸어 갈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다
기회가 많아진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자신 있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하는 것이다.
드림텍이 도태되지 않은 것도 돈이 된다고 해서 이 사업, 저 사업에 눈을 돌리지 않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했기 때문이다.
드림텍의 미래는 구동에 있다.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열리면 현재의 엔진과 조향, 제동은 없어질 것이다.
자동차의 모양이 어떤 형태로 바뀌어도 차체를 움직이는 구동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림텍은 우리가 잘하는 철을 가공하는 기술을 이용한 분야로 구동에 집중할 방침이다.
최지흥 뷰티한국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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