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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다빈치의 창조성 어디서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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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다빈치의 창조성 어디서 왔나

입력
2019.03.28 15:59
수정
2019.03.28 19:3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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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5년경에 작성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 ‘최후의 만찬’ 스케치와 원과 같은 면적의 사각형을 작도하는 기하학적 연구, 팔각형의 교회 디자인, 왼손잡이였던 그의 ‘거울 글씨’가 기록돼 있다. 아르테 제공
1495년경에 작성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 ‘최후의 만찬’ 스케치와 원과 같은 면적의 사각형을 작도하는 기하학적 연구, 팔각형의 교회 디자인, 왼손잡이였던 그의 ‘거울 글씨’가 기록돼 있다. 아르테 제공

흔히 전기(傳記)는 역사 속 천재의 천재성에 초점을 맞춘다. 어느 날 신의 축복으로 특출한 재능을 타고난 천재가 시대의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역사적 과업을 달성한다는 게 전기의 상투적 줄거리다. 역사상 가장 천재적인 작가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도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 그가 남긴 걸작으로 평가 받을 뿐, 그가 ‘어떻게 그렇게 창조적이었는’가에 관심을 기울인 사람은 별로 없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03년부터 그리기 시작해 사망하기 직전(1519년)까지 수정하면서 간직했던 ‘모나리자’. 이 작품에서 과학과 예술을 결합하는 그의 천재적인 능력이 가장 잘 드러난다. 아르테 제공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03년부터 그리기 시작해 사망하기 직전(1519년)까지 수정하면서 간직했던 ‘모나리자’. 이 작품에서 과학과 예술을 결합하는 그의 천재적인 능력이 가장 잘 드러난다. 아르테 제공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쓴 유명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이 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르다. 그는 다빈치의 인간적인 면모, 남다른 능력이 어떻게 창조적으로 발현됐는지에 주목했다. 그가 다빈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다빈치의 걸작이 아니라 7,200쪽에 달하는 노트였다. 풍경, 인물, 비행 기기, 천사, 뼈와 근육 등을 스케치하거나 세밀하게 그린 노트는 다빈치의 샘솟는 아이디어와 남다른 호기심을 증거한다. 특히 ‘해야 할 일’ 목록에는 ‘거위의 발 관찰하기’ ‘딱따구리의 혀를 묘사하기’ ‘매주 토요일, 남자의 나체를 볼 수 있는 목욕탕 가기’ 등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들이 빼곡히 나열돼 있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한다고 누구나 ‘모나리자’를 그릴 순 없다. 아이작슨은 책 서문에서 “레오나르도에게서 경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자세가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을 확실히 배웠다”고 말한다. 올해는 다빈치 타계 500주기다. 책을 통해 21세기에도 여전히 혁신적인 인물로 꼽히는 다빈치의 새로운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월터 아이작슨 지음ㆍ신봉아 옮김

아르테(arte) 발행ㆍ720쪽ㆍ5만5,000원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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