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두목 호랑이’ 이승현(27ㆍ197㎝)이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현은 지난 27일 3차전에서 1쿼터 막판 레이업 슛을 성공시킨 이후 허벅지 통증을 호소해 벤치로 물러났다. 치료를 받고 2쿼터에 코트로 돌아왔지만 얼마 뛰지 못하고 다시 빠졌다. 심상치 않은 부상을 직감한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경기 후 “4차전은 힘들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구단 관계자도 “웬만하면 다 참고 뛰는 (이)승현인데, 본인이 못 뛴다고 할 정도면 부상 정도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28일 병원 검진 결과, 이승현은 허벅지 내측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았다.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오리온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이승현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는 팀의 기둥이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상대 221㎝의 최장신 센터 하승진(KCC)을 힘으로 버텨낼 수 있다. 또 하승진이 벤치에서 쉴 때 이승현이 코트를 지키고 있으면 오리온은 높이의 우위를 점한다.
적장인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은 “오리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승현이 없으면 4차전에 우리한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상가상으로 KCC의 주포 이정현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던 최진수도 3차전에 오른 발목을 다치는 악재도 겹쳤다. 다만 최진수의 부상 정도는 이승현처럼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즈의 무게는 KCC로 기울었지만 오리온은 벼랑 끝에서도 살아난 팀이라 방심할 수 없다. 정규리그 당시 10연패에 허덕이며 시즌 초반 바닥까지 추락한 오리온은 시즌 종료 때는 5할 승률(27승27패)을 맞춰 5위로 마감했다. 한 시즌에 10연패를 당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은 오리온이 최초다. 또 이승현이 군 제대 전에도 꾸준히 6강 경쟁을 했다. 추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들을 잘 다독여 4차전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양 팀의 4차전은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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