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놀이공원인가, 호텔인가.’
27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바로 옆 부지에 은회색 외관으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실내형 테마파크 ‘원더박스’의 문이 열렸다. 지상 2층 규모로 3,933㎡(약 1,200평) 면적에 지어진 이 공간에는 놀이동산의 꽃인 관람차와 회전목마, 범퍼카뿐만 아니라 페달을 밟으면 곤돌라가 상승하는 ‘매직바이크’, 앉으면 360도 회전하는 놀이기구 ‘메가믹스’ 등 각종 놀이기구들이 마법을 부리듯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싱가포르, 마카오 등 세계적인 복합 리조트에서나 볼 수 있던 놀이공원이 펼쳐졌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등장한 외국인 공연단은 ‘루나 카니발’ 무대를 선보였다. 공중에 매달린 남녀가 줄 하나에 의지해 아찔한 곡예를 펼치는가 하면, 세 명의 곡예사가 아슬아슬하게 ‘인간 탑’을 쌓아 스릴 넘치는 공연을 펼쳤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공간 안에 있으니 이곳이 호텔인지, 놀이공원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파라다이스시티가 오는 31일 개장하는 테마파크 ‘원더박스’를 공개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호텔에 테마파크가 들어선 것이다. 최고급 호텔의 위상에 걸맞게 네덜란드 건축ㆍ도시 설계회사 MVRDV의 위니 마스가 설계해 ‘축제와 조화’를 주제로 꾸몄다. 마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축소판을 보듯 화려하다. 위니 마스는 2017년 서울역 고가도로를 생활형 공간으로 바꾼 ‘서울로’의 설계자이기도 하다. 파라다이스시티가 그만큼 원더박스에 공을 들였다는 얘기다.
안창완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원더박스가 전 세계 관광객을 모객하는 전략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원더박스에서만 8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은 외국인 고객 비중이 45%이지만, 원더박스는 30%가 목표일 만큼 내국인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11월 착공한 파라다이스시티는 국내 파라다이스그룹과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의 합작법인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추진하는 호텔 사업이다. 파라다이스시티 전체 부지는 33만㎡(약 10만평)에 달하고, 구축 사업비는 총 1조5,000억원이다. 2017년 파라다이스 호텔과 리조트, 파라다이스 카지노 등이 개장했으며, 지난해에는 부티크 호텔, 스파, 클럽, 예술전시공간, 쇼핑 아케이드가 차례로 문을 열었다. 파라다이스 측은 원더박스 개관으로 동북아시아 관광레저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안 부사장은 “파라다이스시티는 올해 4,5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원더박스 개장이 매출 신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2017년 2,000억원, 지난해 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도 50%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원더박스 개장으로 전체 10만평 부지 중 3분의 2가 개발된 ‘1단계 개발’을 마무리했다. 나머지 3분의 1 부지 개발을 위한 2단계 개발 계획도 곧 착수할 방침이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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