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청문회가 김학의 동영상 공방으로 변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던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임명되기 전에 ‘별장 성폭력ㆍ성접대’ 의혹 관련 동영상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택(턱)도 없는 소리”라며 “그런 CD를 본 적이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황 대표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동영상의 존재를 김 전 차관 임명 전 알았다는 주장은 27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장에서 불쑥 나왔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당시(2013년) 김학의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에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와서 따로 뵙자고 해 말씀 드린 적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박 후보자가 19대 국회 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사실을 들며 “박 후보자가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는데 그때 수사가 제대로 잘 됐는지, 어떤 권력이 비호한 것은 아닌지 밝혀졌어야 했는데 법사위원장으로서 일을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대답이다.
박 후보자는 당시 제보 받은 김 전 차관의 동영상 CD를 갖고 있음을 직접 황 전 장관에게 알리며 김 전 차관의 임명을 만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만난 장소는 국회 법사위원장실로 특정했다. 박 후보자는 그러면서 “황 대표에게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다. 이 분이 차관에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며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간곡하게 건의 드린다고 따로 말씀 드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언급에 이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전 차관 수사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황 장관이 검찰총장 등을 통해서 제대로 수사 관리가 안 됐기 때문이 아닌가”라며 “당시 황 장관이 청와대 말을 듣고 비호했다는 의혹이 지금도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당시 법사위원장으로서 상황을 어떠했는지 소상히 안다”면서도 “다만 오늘은 청문회라서 이 말씀을 드리면 방향이 다른 데로 갈 것 같아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박 후보자 주장에 대해 직접 반박했다. 황 대표는 “(당시 장관으로서) 법사위가 열리면 위원장실에 들렀다”면서도 “김 전 차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은 안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김학의 차관 검증 결과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당시 (인사) 검증팀한테 들었다”고 재차 말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5일 3ㆍ15 의거 59주년을 맞아 국립 3ㆍ15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김학의 사건 의혹을 알았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당시 김 차관에 대한) 검증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들어서 임명됐다”며 “임명된 뒤 의혹 제기가 있었고 본인이 사퇴했다. 그게 전부”라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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