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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달’의 전쟁, 중국 “프랑스와 공동 탐사”에 미국 “5년 내 사람 보낼 것”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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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달’의 전쟁, 중국 “프랑스와 공동 탐사”에 미국 “5년 내 사람 보낼 것” 응수

입력
2019.03.27 16:25
수정
2019.03.27 17: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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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 연합뉴스

유럽을 껴안으려는 중국 행보에 거침이 없다. 수십 조원의 돈 보따리를 풀어 바다의 항구를 열고 하늘 길을 오가는 항공기를 대량 구매한 데 이어 우주로 범위를 넓혀 ‘달 공동 탐사’ 카드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에 맞서 미국은 “21세기에도 달에 사람을 보내는 첫 국가가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한 경쟁을 선언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미래 우주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2023~2024년 발사돼 달 표면의 암석ㆍ토양 샘플을 가져올 창어(嫦娥) 6호의 임무에 프랑스의 실험도 포함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공동으로 해양위성을 발사해 대기와 바람, 기후의 변화를 추적하는 지구 관측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로켓 엔진과 위성 부품 설계 등 우주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왔다. 이제 우주정거장, 달ㆍ화성 탐사, 우주과학 등으로 공조 수위를 높이려는 것이다. 특히 꿈의 사업으로 통하는 ‘달 기지(Moon Village)’ 건설도 협력 대상이다.

중국은 지난 1월 탐사선 창어 4호가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해 미국에 버금가는 우주 기술력을 과시했다. 여세를 몰아 2020년 말까지 창어 5호를 발사해 달의 토양 2㎏ 가량을 채취할 예정이다. 이처럼 중국은 우주 탐사 장비분야, 프랑스는 우주 연구용 탑재물을 만드는데 강점을 갖췄다. 따라서 양국이 시너지를 발휘할 경우 미국, 러시아가 양분해 온 우주개발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수도 있다.

우주 굴기(崛起ㆍ우뚝 섬)를 앞세운 중국은 연간 9조원 가량의 예산을 우주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또 2022년까지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39차례 로켓을 쏘아 올렸다. 올해는 중국 최초로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로켓을 발사한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이처럼 중국이 치고 나가자 미국이 곧바로 응수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국가우주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미 우주인을 향후 5년 내에 다시 달에 보내는 것이 정부의 공식 목표”라고 밝혔다. 당초 2028년으로 잡은 시한을 2024년으로 4년 앞당긴 것이다. 성공한다면 1969년 아폴로 11호 이후 55년 만이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을 의식한 듯 “오늘날 우리는 1960년대처럼 치열한 우주경쟁 시대에 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미 항공우주국(NASA)이 시한을 맞추지 못한다면 상업용 민간 발사나 다른 파트너를 찾아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퇴로를 차단하고 중국과의 우주개발 경쟁에서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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