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구단에 바람 잘 날이 없다.
NC는 27일 “사설 스포츠 베팅을 한 것으로 드러난 프런트 직원을 형사 고발하고 징계 해고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26일 구단 면담에서 운영팀 소속이었던 지난해 400만~500만원의 불법 베팅을 했다고 진술했다. 베팅 외에도 내부 금전 대차를 하고, 법인 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직원은 “주식 투자로 빚을 졌고, 이에 대부업체로부터 고리의 대출을 받아 이를 막느라고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NC는 “수사 당국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관련 절차에 따라 현재 보관 중인 해당 직원의 업무용 PC와 일체의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27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국민체육진흥법과 KBO규약을 위반한 프런트 직원을 징계 해고했다. 징계 해고일은 수사당국의 1차 수사가 마무리되는 날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NC는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자랑하는 새 구장 창원NC파크로 둥지를 옮겨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공식 개장 경기였던 지난 23일 삼성과 시즌 개막전엔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시포로 나섰고, 만원관중에 승리까지 거둬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개막 3경기 만에 가라앉았다. 또 KBO가 야심 차게 선언한 ‘클린 베이스볼’도 머쓱해졌다. 전날 언론 보도로 불거진 구단 직원의 사설 베팅은 불법이다. 체육 단체 종사자는 합법적인 베팅인 ‘스포츠 토토’도 해서는 안 된다. 국민체육진흥법 제30조(체육진흥투표권의 구매 제한 등)에는 체육진흥투표권 발생 대상 운동경기의 선수, 감독ㆍ코치는 물론 경기단체 임직원도 체육진흥투표권을 구매ㆍ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됐다.
KBO도 이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KBO는 야구규약에서 국민체육진흥법상 금지ㆍ제한 행위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BO 총재는 부정행위에 구단 임직원이 개입하거나 구단이 관리 감독 의무를 게을리해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할 때 경고, 1억원 이상 제재금 부과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구단이 관리ㆍ감독을 게을리하거나 구단 임직원이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했다면 ‘제명’이라는 철퇴도 내릴 수 수 있다.
NC는 과거에 수 차례 사건, 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14년 투수 이성민의 승부 조작 혐의를 알고도 10구단 KT가 이성민을 20인 보호선수 외 지명으로 데려갈 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투수 이태양이 2015년 승부 조작에 참여해 검찰 조사를 받았을 때도 2016년 기소 이후에야 해당 사실을 시인했다. 이 밖에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KT로 트레이드 보낸 강민국의 음주운전 등도 뒤늦게 드러났다. NC는 이번 일과 관련해 “야구 팬 여러분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고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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