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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이언주의 내부 총질

입력
2019.03.27 18:00
수정
2019.03.27 20:5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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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시가 지역구인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같은 당 손학규 대표에게 ‘찌질이’ ‘벽창호’라는 인신공격성 막말을 퍼부었다. 의도가 뭘까. 이 의원은 변신의 귀재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 친여(親與) 성향이 강한 광명시에서 승산이 없자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중ㆍ영도구 공천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이번 발언 배경도 바른미래당의 징계를 유도해 한국당 합류 명분을 찾으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경기 광명시가 지역구인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같은 당 손학규 대표에게 ‘찌질이’ ‘벽창호’라는 인신공격성 막말을 퍼부었다. 의도가 뭘까. 이 의원은 변신의 귀재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 친여(親與) 성향이 강한 광명시에서 승산이 없자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중ㆍ영도구 공천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이번 발언 배경도 바른미래당의 징계를 유도해 한국당 합류 명분을 찾으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이언주(46) 의원이 부모 연배인 같은 당 손학규(71) 대표에게 막말을 해 논란이다. 손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아파트를 임차해 숙식하며 보궐선거를 돕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손 대표를 언급하며 “창원 숙식하는 것도 제가 보면 찌질하다”, “완전히 벽창호”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자당이 후보를 낸 데 대해서도 “몇 프로 받으려고 훼방놓는 것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정화 대변인이 26일 “품위 없는 오물 투척꾼으로 전락했다”며 이 의원 비판 논평을 냈고, 당은 28일 징계 논의에 착수한다.

□ 이 의원은 2012년 총선(경기 광명시)에서 민주통합당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한명숙 전 총리가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손 대표가 정치 신인을 수혈하기 위해 만든 모임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고 한다. 장관을 지낸 3선의 전재희 새누리당 후보를 누른 서울대ㆍ율사 출신 정치 신인의 화려한 출발이었다. 4년 뒤엔 재선에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두 번이나 원내대변인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도 쌓았다. 민주당에선 ‘경제민주화 TF’에 참여하는 등 재벌 개혁과 서민층 지원에 앞장섰다.

□ 이 의원은 대선을 코앞에 둔 2017년 4월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가 이끌던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던 무렵이다. 그는 “안철수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했다. 안 후보가 3위로 떨어지고 국민의당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이 의원 입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낙연 총리 내정자를 ‘하자 있는 물건’에 비유하고, 학교 급식 노동자를 ‘밥하는 동네 아줌마’로 폄하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굉장히 천재적인 분’으로 치켜세우면서 자유한국당을 능가하는 ‘보수의 여전사’로 떠올랐다.

□ 이 의원이 친여 성향이 강한 광명에서 3선에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는 부산 영도여고 출신이다.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김무성 의원 지역구(부산 중ㆍ영도구)를 노리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한국당과 더 가깝게 지낸다. 손 대표가 당 허락 없이 한국당 행사에 참석한 데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사법연수원 시절 황교안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스승의 품에 안길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게 아닐까. 이언주의 내부 총질이 한국당 입당 명분을 찾기 위해 징계를 유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재학 논설위원 goind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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