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이언주(46) 의원이 부모 연배인 같은 당 손학규(71) 대표에게 막말을 해 논란이다. 손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아파트를 임차해 숙식하며 보궐선거를 돕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손 대표를 언급하며 “창원 숙식하는 것도 제가 보면 찌질하다”, “완전히 벽창호”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자당이 후보를 낸 데 대해서도 “몇 프로 받으려고 훼방놓는 것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정화 대변인이 26일 “품위 없는 오물 투척꾼으로 전락했다”며 이 의원 비판 논평을 냈고, 당은 28일 징계 논의에 착수한다.
□ 이 의원은 2012년 총선(경기 광명시)에서 민주통합당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한명숙 전 총리가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손 대표가 정치 신인을 수혈하기 위해 만든 모임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고 한다. 장관을 지낸 3선의 전재희 새누리당 후보를 누른 서울대ㆍ율사 출신 정치 신인의 화려한 출발이었다. 4년 뒤엔 재선에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두 번이나 원내대변인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도 쌓았다. 민주당에선 ‘경제민주화 TF’에 참여하는 등 재벌 개혁과 서민층 지원에 앞장섰다.
□ 이 의원은 대선을 코앞에 둔 2017년 4월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가 이끌던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던 무렵이다. 그는 “안철수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했다. 안 후보가 3위로 떨어지고 국민의당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이 의원 입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낙연 총리 내정자를 ‘하자 있는 물건’에 비유하고, 학교 급식 노동자를 ‘밥하는 동네 아줌마’로 폄하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굉장히 천재적인 분’으로 치켜세우면서 자유한국당을 능가하는 ‘보수의 여전사’로 떠올랐다.
□ 이 의원이 친여 성향이 강한 광명에서 3선에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는 부산 영도여고 출신이다.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김무성 의원 지역구(부산 중ㆍ영도구)를 노리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한국당과 더 가깝게 지낸다. 손 대표가 당 허락 없이 한국당 행사에 참석한 데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사법연수원 시절 황교안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스승의 품에 안길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게 아닐까. 이언주의 내부 총질이 한국당 입당 명분을 찾기 위해 징계를 유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재학 논설위원 goind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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