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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정가] 시장 보궐선거 논란 휩싸인 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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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정가] 시장 보궐선거 논란 휩싸인 천안

입력
2019.03.27 13:15
수정
2019.03.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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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영 시장 1심 재판 후폭풍

왼쪽부터 구본영 천안시장, 박완주 국회의원, 유병국 충남도의회의장(가나다 순)
왼쪽부터 구본영 천안시장, 박완주 국회의원, 유병국 충남도의회의장(가나다 순)

“구본영 시장이 중도하차 하면 박완주 국회의원이나 유병국 충남도의회 의장이 대타로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게 사실이여?”

구본영 충남 천안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이후 지역 정가에 벌써부터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설왕설래가 무성하다. 구 시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인 박완주(천안을) 의원과 유병국 의장의 천안시장 출마설이 번지자 당사자는 이를 부인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구 시장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800만원과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수뢰후부정처사 혐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구 시장은 2014년 5월 천안시 두정동 한 음식점에서 김병국 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으로 현금 2,000만원이 들어있는 종이가방을 직접 건네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항소심은 5월 8일 대전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겨우 1심 판결만 나왔을 뿐인데 지역정가에서는 구 시장의 ‘중도하차’를 예단하며 박 의원과 유 의장의 출마설을 흘리는 뒷담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문이 확산되자 구 시장은 물론 박 의원과 유 의장 모두 매우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심기가 가장 불편한 사람은 구 시장이다. 구 시장은 1심 선고 후 언론에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에 항소를 통해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힌 뒤 새 변호인단을 꾸려 항소심을 대비하고 있다. 1심에서 공방이 치열했던 수뢰후부정처사 혐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구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항소심에서 결백 증명을 자신하고 있다.

구 시장 측은 소문 확산의 배경에 대해 차기 천안시장 자리를 노리는 세력들의 ‘구 시장 리더십 흔들기’로 보고 있다.

측근 인사는 “일부 야권에서 ‘보궐선거’ 및‘시장 출마설’을 퍼뜨려 구 시장의 당선무효형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통해 여권 내부의 분열을 노리는 의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구 시장은 현재 대한민국 축구센터 유치, 지역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등에 몰두하며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시정을 펼치고 있다”며 “항소심 기일이 다가오자 음해세력이 여론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을 대상으로 한 소문은 대법원에서 구 시장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시장 출마를 거쳐 향후 충남지사까지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박 의원이 시장에 당선되면 재선도 무난하고, 재선 임기를 마치는 시점에 양승조 현 충남지사가 3선출마를 접을 경우 자연스럽게 지사 도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측은 “재선인 현역 의원이 광역도 아닌 기초단체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려고 배지를 내놓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현실성도 없는 그저 소문일 뿐”이라며 “소문의 확산은 내년 총선에서 박 의원의 3선을 저지하려는 일부 세력의 정치공세”라고 밝혔다. 이런 입장의 배경엔 박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3선으로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거나 원내대표 도전도 가능해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집권 여당 소속이어서 경우에 따라 입각할 기회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일부 언론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정치적으로 다양한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은데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구 시장 판결이 1심밖에 끝나지 않았고 보궐선거가 확정된 상태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 의장은 자신의 천안시장 출마설에 대해 “단순한 소문일 뿐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유 의장은 박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대안 인물로 나설 것이라는 소문에 휩싸여 있다. 특히 출신고교 동문사회를 중심으로 출마설이 솔솔 피어 오르고 있다. 유 의장이 3선의 경력답게 도의회를 무난히 이끌고, 의정활동도 돋보인다는 세간의 평가까지 더해지며 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 의장은 “도민이 뽑아준 도의원으로 임기에 충실하면서 전반기 도의회 의장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잿밥에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천안시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거나 도민에게 실례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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