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동물인 유니콘(Unicorn)처럼 스타트업으로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결과를 달성한 기업을 우리는 ‘유니콘 기업’이라 부른다. 설립기간 10년 이내, 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면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된다. 국내에는 쿠팡, 옐로모바일, 엘앤피코스메틱, 블루홀(현 크래프트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2019년 3월 기준 모두 6곳의 유니콘 기업이 있다.
미국 정보통신(IT) 시장조사 전문 매체 씨비인사이트(CB Insights)가 선정한 전세계 유니콘 기업 수는 326개.전체 유니콘 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국내 유니콘 기업의 숫자나 규모는 초라한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이 조사에서 유니콘 기업 수가 157개로, 전체 절반을 차지했다.중국은 91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두 국가의 유니콘 기업 시가총액이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 ‘유니콘’ 준비하는 스타트업들
스타트업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신시장을 창출하기도 하지만 기존 서비스를 발전시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전세계 사람들의 이동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은 ‘우버(Uber)’나 여행자 숙소를 중개하는 ‘에어비앤비(Airbnb)’는 기존 시장을 발판삼아 자신들만의 서비스로 주류 기업이 된 경우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렇듯 이들 기업도 처음에는 작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데 집중했다. 구글 이전에도 검색엔진시장은 있었고, 드롭박스 이전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한 유사 서비스는 존재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기존 시장 지배자들이 간과했던 틈을 파고들었고, 결국 성공을 거뒀다.
또 120억 달러 이상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핀터레스트(Pinterest)는 설립 당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기존 소셜서비스 강자들이 존재했음에도 불구, 사진과 관심사 서비스를 특화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관점을 바꾸거나, 틈새를 공략하는 방법 외에 ‘린 스타트업’ 방식도 있다. 이 방식은 시장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데 대한 가설을 세우고, 빠른 프로토타입 개발을 통한 검증을 반복해 사업을 발전시킨다. 잘못된 가설은 회피하고 낭비를 줄이는 전략을 통해 성공적 사업 모델로 좁혀가는 방식이다.
CB Insights의 ‘스타트업 실패의 20가지 이유(Top 20 Reasons Startups Fail)’에 따르면 ‘시장에서 원하지 않는 가치 제공’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시장에서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가치 76억 달러의 유니콘 기업 ‘인스타카트(Instacart)’는 신선식품 구매,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기업은 쇼핑 과정의 모든 단계를 구매자에게 최적화해 설계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했고, 제품에 대한 문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채팅 문의를 가능케 했다. 이 같은 편의성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고 이 기업은 지금까지 모두 9억 달러(약 1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스타트업의 강점은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한 기업 문화, 수평적 조직에서도 나온다. 협력과 소통을 중시하고, ‘워라밸(work life balance)’과 직원 행복을 추구하는 문화, 탄력근무제와 같은 근무환경 등도 스타트업들의 공통 기업문화다. 대기업도 이 같은 장점을 받아들이기 위해 수평적 호칭을 사용하거나, 직급을 없애는 시도 등을 하고 있다.
| 기업명 | 사업분야 | 기업가치 (10억 달러) |
유니콘 등극일 |
| 쿠팡 | 이커머스, 온라인마켓 | 9 | 2014년 5월 |
| 옐로모바일 | 모바일 소프트웨어, 서비스 | 4 | 2014년 11월 |
| 엘앤피코스메틱 | 뷰티 | 1.78 | 2017년 4월 |
| 블루홀 | 게임 | 5 | 2018년 8월 |
| 비바리퍼블리카 | 핀테크 | 1.2 | 2018년 12월 |
| 우아한형제들 | 온디맨드 | 2.6 | 2018년 12월 |
◇유니콘 기업의 혁신
유니콘 스타트업은 혁신을 통해 미래를 창조한다. 시가총액이 높은 유니콘들은 보통 디지털, 인공지능, 핀테크, 블록체인, 바이오·헬스케어와 같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에 포진해 있다.
특히 국내에는 이렇다 할 대표적 기업이 없는빅데이터, 보안,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분야도 해외에서는 유니콘 기업이 시장을 선도한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빈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내는데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잘 알려진 빅데이터 분야 유니콘 기업 팰런티어(Palantir Technologies)의 시가총액은 110억 달러다. 이 기업은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연어 질의응답 처리, 분석 결과의 시각화, 비구조화된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도구개발, 소프트웨어 실행속도 최적화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67억 달러의 사이버보안 분야 유니콘 기업 타니엄(Tanium) 역시 특정 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모든 IT 자산의 연결 형태와 보안 취약성을 순식간에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특히 이 기업은 개인간의 연결 방식(P2P)으로 수초 만에 전체 네트워크 구성을 시각화하는 독보적 기술을 가졌다.
또 미국의 유니콘 기업 매직리프는 증강현실 장비를 개발하는 회사로, 시가총액이 50억 달러에 이른다. 매직리프는 착용자가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시선을 이동할 때 초점도 따라 움직이는 생생한 3D 환경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의 신산업 분야는 대부분 기술력을 가진 유니콘 기업이 선도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신기술을 이용해 성공한 유니콘 기업이 거의 없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해 올해부터 성장지원펀드를 통해 벤처기업들을 적극 지원한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5,000억원 이상의 대형 성장지원펀드 조성을 유도해 개별펀드의 동일기업 투자한도도 폐지했다.
또 증권회사의 혁신·벤처투자를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위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 조달 한도 산정 시 혁신·벤처기업 투자금액은 제외하기로 하는 등 펀드를 통한 지원과 기업 투자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신산업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벤처투자 시장 내 민간자본 활성화, 스케일업과 글로벌화 지원, 벤처투자의 회수와 재투자 촉진, 스타트업 친화적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제2벤처 붐을 일으킬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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