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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재지정 파열음에... 중3 수험생들 혼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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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재지정 파열음에... 중3 수험생들 혼란만

입력
2019.03.27 00:4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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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사고 ‘재지정 평가’ 거부에 시교육청 “자체평가 나선다” 입장

고교 입시 일정도 차질 불가피해… 학생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자사고와 교육당국 간 갈등 일지. 그래픽=김경진 기자
자사고와 교육당국 간 갈등 일지. 그래픽=김경진 기자

“학교 선생님들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만 합니다.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만 피해를 보는 느낌입니다.”(자사고 입시 준비생 고모군)

“재작년 큰 아이가 고등학교 갈 때도 정부가 당장 자사고가 없어질 것처럼 말해 혼란스럽게 하더니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중3 학부모 지모씨)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들이 교육당국의 재지정 평가 거부를 선언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당장 고교 입시를 앞둔 중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 외에도 자사고 우선선발권 폐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까지 예정돼 있어 고교 입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안 그래도 혼선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재지정 평가에 대해 자사고와 교육청 모두 물러설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고교 입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지역 자사고 22곳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전면 거부하기로 한데 대해 시교육청은 이행명령 이후 교육청 차원의 평가단을 구성해 자체평가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보통 재지정 평가를 위해선 자사고 측이 제출한 운영성과 평가보고서를 토대로 서면 및 현장 평가를 하지만, 자사고가 제출 거부의 뜻을 굽히지 않는 이상 자체평가란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다는 게 교육청 입장이다. 이종탁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장은 “29일로 예정된 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하는 등 유연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지만 모두 불응할 경우 일단 평가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교육청의 자체 평가만으로 평가가 이뤄지면 아무래도 재지정 탈락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교육청은 올해 평가 대상인 13개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오는 6월말 안에 완료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행명령 등을 거치면 8월이 돼서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청은 2020학년도 고입 세부계획이 9월에는 확정돼야 하는 만큼 서둘러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중3학생과 학부모들은 당초보다 2,3개월 늦게 입시를 준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자사고가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에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에는 자사고와 일반고의 입시시기를 둘러싼 헌재 판결까지 예고돼 있어 고입 전형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2020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사고 입시를 일반고와 동시(12월)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자사고가 자사고와 일반고의 입시시기를 일원화하고 이중지원을 금지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함에 따라 이 역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만일 헌재가 입시시기 일원화와 이중지원 금지 모두를 위헌으로 결정할 경우 우선선발권 부활 등 내년 고교 입시에는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편 자사고의 집단 반발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는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취임 초부터 자사고 폐지 등을 통해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해온 조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사고가 평가에 참여하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사고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강혜승 서울교육단체 상임대표는 “서울시교육청이 수년 간 자사고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교육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졌다”며 “자사고가 건재하는 한 일반고 전성시대는커녕 일반고 기피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사고 평가 거부 의사를 밝힌 자율형 사립고 교장단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육청 관계자들과 재지정 평가기준 등과 관련한 비공개 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자사고 평가 거부 의사를 밝힌 자율형 사립고 교장단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육청 관계자들과 재지정 평가기준 등과 관련한 비공개 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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