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첫 드라마 연출작 ‘리틀 드러머 걸’ 라운드 인터뷰에서 작품의 감독판을 선보이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박 감독은 “’리틀 드러머 걸’의 방송판이 (연출적으로) 완성된 상태였다면 감독판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영화와 방송의 가장 다른 점이 방송은 완성해야 하는 날짜가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촬영이 끝날 때 까지는 개봉 날짜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영화는 마음에 들 때까지 수공예품 만들 듯이 작품을 만들 수 있는데, 드라마는 시간이 되면 내 손에서 놓아줘야 한다. 이 때문에 후반 작업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어느 작품이든 투자자나 감독 사이, 프로듀서와 감독 사이에는 의견 충돌이 있기 마련이고, 그게 당연한 일이다. 그 과정이 생산적인 과정으로 이어져서 좋은 결과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토론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그러다 보니 썩 흡족하지 않은 타협을 해야 하는 순간이 몇 장면 있었다. 그런데 감독판에서는 그런 장면들이 다 해결됐다. 그래서 감독판이 (방송판에 비해) 더 완성되고 발전되고, 제 의도에 부합하는 버전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인 ‘리틀 드러머 걸’은 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르 카레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6부작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은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 비밀 작전에 연루되어 스파이가 된 배우 찰리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 스릴러다.
지난 해 영국 BBC와 미국 AMC에서 방송된 데 이어 오는 29일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왓챠플레이를 통해 공개되는 감독판에는 방송사 심의 기준과 상영 시간 제한에 따라 제외된 다수의 장면이 포함될 예정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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