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장관 후보, 논문 대필 의혹에 “일부 자료 제공받아”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자녀 특혜 채용ㆍ위장전입ㆍ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두고 야당의 공세가 쏟아졌다. 두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송구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야당에서는 “인사청문회만 피해가면 된다는 것이냐”고 분노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문 후보자 아들의 한국선급 특혜 채용 의혹을 집중 캐물었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당시 채용 계획에 34세 미만이라고 돼 있는데 36세인 문 후보자 아들이 합격을 했다"며 “규정을 어겨가면서 채용한 상황으로 낙방한 사람은 억울한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후보자의 아들이 유효기간을 넘긴 토익 성적표와 부실한 자기소개서(1,000자 중 363자 작성)를 제출하고도 서류전형에서 만점을 받은 게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의 대학 동기가 면접위원이었고, 문 후보자가 아들의 채용 절차 기간 한국선급을 방문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문 후보자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몰랐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대학 동기가 면접위원이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았다”고 해명했다. 특혜 채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할 것이냐는 질의에는 “네”라고 답했다.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문 후보자 아들보다 글자수가 적은 자기소개서를 낸 지원자도 최종 합격하고, 토익 성적 유효기간 초과 제출자는 다수 있었다”고 감쌌다. 문 후보자는 또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 자리를 빌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양우 후보자는 대형 영화투자배급사인 CJ E&M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력이 논란이 됐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은 “51회 이사회 의결 중 48회 출석해 반대의사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오로지 E&M 대변 역할만 한 것”이라고 따졌다. 스크린 독과점 금지 법안의 찬반을 묻는 질문에 박 후보자는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걸로 안다”고 즉답을 피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답변이 속 시원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자는 2007년 박사학위 논문 작성 당시 부하 직원에게 대필을 지시했다는 한선교 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일부 자료를 제공받았다. 앞으로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자녀 증여세 탈루, 업무추진비 소득신고 누락으로 청문회 하루 전 6,500만원의 세금을 납부한 것을 두고는 “정식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도 “송구스럽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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