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의료 분야 솔루션 되자’ 창업
국내외 대기업 CM 2600여편 제작
VR 콘텐츠 <1inchVR> 최우수애니상 수상
최초 VR 안과검사기 ‘VROR’도 출시 앞둬
지난 2017년 6월 미디어(Media)와 의료(Medical) 분야의 솔루션이 되겠다는 의지로 설립된 ‘엠투에스(M2S)’는 국내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판교디지털센터 7층에 자리한 엠투에스 본사는 밝고 깔끔한 분위기였다.
엠투에스 이태휘 대표는 20년 넘게 미디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국내 포스트 프로덕션 선도기업인 ‘비전홀딩스(구 서울비젼)’에서 제작국장을 역임하다가 뜻이 맞는 직원들과 함께 엠투에스를 설립했다.
엠투에스는 국내 최고 수준의 특수효과,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능력을 기반으로 광고와 영화 업계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삼성, LG, 현대, 소니 등 국내외 유수 기업의 CM 2,600여편을 제작했으며 <물괴> <설국열차> <국제시장> 등 50여편의 영화 제작 과정에도 참여했다.
이외에도 미디어 파사드, 스테레오 영상, 투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뉴미디어 제작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엠투에스는 자연스럽게 가상현실(VR)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다.
VR 기술과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성능 좋은 차세대 기기들이 속속 발표되고 제작환경도 발전했다. 하지만 전문성 부족으로 여전히 킬러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 속에서, 일찍 VR 콘텐츠 개발에 뛰어든 엠투에스는 <1inchVR>을 세상에 내놓았다.
<1inchVR>은 작아진 몸으로 마이크로 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의 VR 콘텐츠로, 어트랙션(체험)과 시네마 버전으로 각각 제작됐다. <1inchVR>은 지난 1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가상현실 영화 축제인 ‘VR FEST 2019’에서 애니메이션 경쟁 부문 최우수 VR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미국 산호세에서 개최된 ‘CINEQUEST’에서 VR 부문 최우수 애니메이션으로 선정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콘텐츠임을 증명했다. 엠투에스는 ‘1inch’ 시리즈를 지속해서 출시해 유니버스 세계관을 구축할 예정이다.
3만5,000피트 아래 지하세계를 다룬 공포물 <CORE>, 이어도의 전설을 담은 어드벤처 <IEODO>, 신드바드의 모험을 모티브로 한 <아라비안나이트> 등의 VR 콘텐츠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디어 기술력을 확보한 엠투에스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의료 분야로도 역량을 확대했다.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안과 검사기 ‘VROR(VR Ophthal Room)’이 그것이다. VROR은 VR HMD(Head Mounted Display)에 내장된 시선 추적 장치로 시선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안질환을 검사할 수 있다.
기존 안과 검사기는 고가인 데다가 암실의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만 VROR은 기존 검사기보다 30% 정도 저렴하면서, 좁은 공간에서도 5가지 검사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VROR은 현재 프로토타입 제작을 마치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승인 등의 절차를 거친 후 내년에는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 VR 안과 검사기가 된다.
이외에도 엠투에스는 각종 공포증을 비롯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콘텐츠, 뇌 손상 환자의 재활 및 기능 회복 치료 콘텐츠 등을 기획ㆍ개발하고 있다. VR을 활용한 실감형 교과서, 인공지능 맞춤형 선생님 등 교육 분야로도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다음은 이태휘 대표와의 일문일답.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디지털 도메인이 일 같이 하자네요”
“의료 ARㆍVR시장은 가능성 무궁무진”
“미디어 회사에서 주 52시간 ‘글쎄’…하니까 됩디다”
“내년 상장 목표로 최선 다할 것”
-<1inchVR>이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른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소인(小人)이 돼 특정 세계를 탐험한다는 친숙한 소재를 사용했다. 더불어 곤충세계 탐험, 우리 몸속 탐험 등 다양한 시리즈를 지속해서 만들 수 있는 확장성도 매력이다. 시네마, 어트랙션뿐 아니라 교육 콘텐츠로 활용할 수도 있다.”
-VR 콘텐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단연 몰입감이다.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사용자를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종점은 홀로그램일 테지만, 그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VR이다.”
-VR 안과 검사기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융복합 콘텐츠 시대에서 VR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보니 자연스럽게 VR을 의료분야에 접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과 검사에 필요한 암실이라는 공간을 가상현실로 끌어오면 기존 안과 검사기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다.”
-의료용 VRㆍAR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라고 들었다.
“의료ㆍ헬스케어 시장은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린다. 그 중에서도 의료용 VRㆍAR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아직은 VR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떨어지고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지만, 기술이 발전한다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야 가이드라인이 잡혀가고 있어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의료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도 생소하고, 인허가 과정도 복잡하다. 특히 우리 같은 신생회사가 접근하기에는 너무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다.”
-회사의 분위기, 문화는 어떤가?
“처음 주 52시간 근무가 의무화됐을 때만 해도 ‘미디어 회사에서 그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노력하니까 가능하더라. 더불어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판교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젊다. 회사가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함께 도전하고 성장하는 분위기다.”
-창업 2년여 만에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는 회사가 됐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미디어 쪽으로 능통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보니, 다른 스타트업 보다는 안정적으로 회사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었다. 기본적인 미디어 제작 능력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1inchVR>이나 ‘VROR’ 같은 다양한 자체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모든 것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유행에 편승한 뻔한 아이템은 ‘필패(必敗)’다. 처음부터 창업에 나서기보다는 완성된 회사에서 내공을 쌓은 후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회사의 목표가 무엇인가?
“콘텐츠를 잘 만드는 회사다. <1inchVR>로 세계 미디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북미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여러 국내외 업체의 연락을 받고 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설립한 ‘디지털 도메인’으로부터 사업 제의를 받기도 했다. ‘VROR’처럼 미디어와 의료를 결합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일단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김아람(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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