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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동호회]매일 만나 열정을 확인하는 ‘열정배드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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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동호회]매일 만나 열정을 확인하는 ‘열정배드민턴’

입력
2019.03.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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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부터 착실히 가르쳐

특이하게 매일매일이 ‘정모’

입장료 1500원이면 ‘OK’

‘열정배드민턴’ 멤버들이 2대2 경기를 하고 있다.

산성역 인근 산성 실내배드민턴장.

미세먼지로 실외활동이 꺼려지는 요즘 실내 스포츠로 배드민턴이 주목받고 있다. 셔틀콕과 라켓 그리고 약간의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배드민턴은 그래서 어느새 국민 스포츠 반열에까지 올랐다.

분당판교 등 성남과 인근 지역 직장인 중에서도 ‘열정’ 많은 사람만 모였다는 배드민턴 동호회 ‘열정배드민턴’을 만나보기 위해 지난 19일 산성역에 위치한 실내 배드민턴장을 찾았다.

배드민턴장 입구부터 파이팅 소리가 들려온다. 저마다 큰 스포츠백을 가지고 당당히 입장하는 사람들 틈 속에서 재빨리 실내화로 갈아 신고 실내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더욱 크게 들리는 고함과 격한 숨소리에 왠지 모르게 압도당하는 듯했다.

12개의 코트 중 열정배드민턴이 배당받은 자리는 11번과 12번이었다. 코트는 이미 가득 차 있었다. 열정배드민턴과 4년째 함께하고 있다는 천동희 모임장은 “2014년 8월 만들어진 열정배드민턴이 아마 이곳 산성 실내배드민턴장에서 가장 오래된 동호회일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먼저 도착한 멤버들은 입장 시 받은 카드를 코트 옆 대기자 명단에 꽂아놓은 뒤, 함께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한 게임은 25점 내기로 대략 15분 내외가 소요된다. 열정배드민턴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2명의 신입 회원을 위한 천 모임장의 1대1 맞춤 강의가 진행됐다.

라켓 잡는 방법부터 타점까지. 어디서도 듣지 못하는 알짜배기 실전 정보가 마구 쏟아졌다. 천 모임장은 직접 시범을 보이며 “악수하는 느낌으로 가볍게 채를 잡아 쥐고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리어, 드롭샷 등 어느 정도 이론 교육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실전 교육이 시작됐다.

가장 기본적으로 익혀야 한다는 타점 맞추기는 코트 옆 공간에서 이뤄졌다. 양 옆으로 혹은 위아래로 공을 던져주며 교육을 진행하던 천 모임장은 “스텝에 맞춰서 하지 않으면 동작도 느릴뿐더러 나중에는 몸이 상할 수 있어 가능하면 처음부터 스텝을 배워두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약하게 두 번 강하게 한번, 강약조절을 하며 초보자 맞춤식으로 셔틀콕을 넘겨주는 천 모임장에 신입 회원들은 벌써부터 땀을 흘렸다.

잠깐 찾아온 쉬는 시간, 천 모임장은 “사실 이렇게 기본 룰부터 설명해주는 배드민턴 동호회는 몇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동호회는 멤버들 수준에 맞춰 실력 위주로 멤버를 선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즐겁게 운동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동호회인 열정배드민턴은 “배드민턴의 룰을 잘 몰라도 하나부터 열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며 초보자들의 부담 없는 방문을 환영했다.

한쪽에서는 몸풀기 운동이, 또 다른 쪽에서는 열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드디어 ‘열정배드민턴’의 차례가 돌아왔다.

원래는 수준에 맞춰 팀을 구성하지만 저마다 퇴근 시간이 다른 평일에는 먼저 온 멤버들이 경기에 먼저 투입된다. 그렇게 시작된 2대2 남자 복식 경기. 힘찬 기합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두 명의 팀원들이 앞뒤좌우로 포지션을 달리하면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말이 절로 떠오른다.

오후 8시가 넘자 갑자기 잡힌 야근으로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는 한 멤버의 아쉬운 탄식을 빼고 10여명의 멤버들이 모일 수 있었다. 이 모임의 전체 회원은 79명에 달한다.

완전체가 된 동호회 멤버들과 함께 경기는 더욱 탄력을 받아 빠르게 진행됐다. 매 게임 재미를 더하기 위해 가벼운 음료 내기부터 뒤풀이 비용 내기까지 다양한 내기가 진행되지만 오늘은 소소한 커피 내기다.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막상막하로 진행된 경기가 모두 끝나자 2시간30분 남짓이 흘렀다. 땀으로 범벅이 된 멤버들은 저마다 거친 숨을 내쉬며 뒷정리를 시작했다. 그때 몇몇 애주가 멤버들이 “게임도 끝났으니까 한잔하러 가야지”라고 말하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보이던 사람들에게서 “좋지”라는 답변이 들려왔다.

입장료 1500원에 실내운동화, 셔틀콕 2개만 있으면 누구든 즐겁게 배드민턴을 즐기다 갈 수 있는 ‘열정배드민턴’은 특히 매일 정모를 연다. 평일 오후 7시~9시30분, 주말 오전 9시~11시30분이 정모 시간이다. 열정배드민턴에서만큼은 매일 서로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번개가 없다.

20대 초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모인 열정배드민턴은 소모임 어플을 통해 간단히 가입할 수 있다.

안서진(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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