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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논란’ 의정부 안중근 동상서 또 오류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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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논란’ 의정부 안중근 동상서 또 오류 드러나

입력
2019.03.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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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적’ 잘못 표기

오류가 발견된 경기 의정부 안중근 동상 돌판에 새겨진 안중근의 장부가. 버드나무 포럼 제공
오류가 발견된 경기 의정부 안중근 동상 돌판에 새겨진 안중근의 장부가. 버드나무 포럼 제공

그간 제대로 된 고증 없이 졸속 추진돼왔다는 논란을 산 경기 의정부시의 안중근 의사 동상에서 또 오류가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잘못 새겨진 구조물을 정정해 동상 제막식을 연데 이어 재차 잘못 새겨진 문구가 발견되면서 시가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의정부지역 시민단체인 버드나무 포럼에 따르면 의정부시가 안중근 동상 아래 새겨넣은 장부가(丈夫歌)의 한 문구가 잘못 표기됐다. 장부가는 안 의사가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 저격 전날 굳은 의지를 담아 한문과 한글로 쓴 뒤 동지인 우덕선에 보낸 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부가에는 ‘쥐도적 ○○’(이토 히로부미를 의미)라고 적혀 있는 것과 달린 의정부 동상 구조물에는 ‘쥐도(鼠竊)적 ○○’라고 잘못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쥐도적(鼠賊)은 '쥐같은 도적놈'이라는 뜻으로 도적을 붙여 써야 하는데 '도(鼠賊)적' 사이에 한자를 병기해 우스꽝스럽게 표기한 것이다.

버드나무포럼 측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게 표기했다”라며 “의정부 구조물의 문구는 ‘쥐도(鼠竊)적 ○○’ 가 아니라 ‘쥐도적(鼠竊)’ 혹은 ‘쥐도적’ 이라고 표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중근 동상의 구조물에 계속되는 단순 오류가 발견되는 것은 의정부시의 무성의한 졸속행정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즉각 시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의정부시가 이 동상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지시로 제작됐다는 허위사실 주장에 대해서도 사과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 의정부시가 설치한 안중근 의사 동상.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가 설치한 안중근 의사 동상. 의정부시 제공

시는 단순 표기 오류로 빠른 시일 내에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의정부시는 동상 주변 구조물에 보물 569-6호인 안중근 유묵을 새기면서 잘못 해석된 문구를 넣어 망신을 샀다. '견리사의'(見利思義)는 '눈앞의 이익을 보고 의로움(정의)을 생각한다'로 풀이된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문화재청이 국가문화유산 포털에 잘못 게재한 ‘이로움의 처지를 당하면 이로운 것인지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함을 당하면 목숨을 바친다’를 그대로 인용해 새겼다.

이와 별도로 안중근 동상이 당초 의정부시가 홍보한 것과 달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지시로 제작된 정황이 끝내 나오지 않아 이 부분 역시 의구심을 사고 있다.

의정부시는 중국 민간단체인 차하얼(察哈爾)에서 제작해 기증한 동상(높이2.5m)을 2017년 8월 의정부역 역전 근린광장 설치했다. 이 동상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기 위해 달려가는 형상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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