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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위험해 안 볼 거다”… 日 연예인도 고개 젓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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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위험해 안 볼 거다”… 日 연예인도 고개 젓던 승리

입력
2019.03.26 04:40
수정
2019.03.26 08:14
6면
0 0

日ㆍ대만 등 연예계 관계자 1~2년 전부터 우려 목소리

‘버닝썬 투자 의혹’ 발렌시아 구단주 딸 “어떤 연관도 없어”

승리 – 유리 홀딩스 – BC 홀딩스 관계도. 한국일보 그래픽팀.
승리 – 유리 홀딩스 – BC 홀딩스 관계도. 한국일보 그래픽팀.

해외 투자자들에게 성 접대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가수 승리(29ㆍ본명 이승현)는 2017년 2월쯤 베트남에서 열린 BC홀딩스 모임에 참석했다. 와인을 마시며 BC홀딩스 멤버들과 우정을 다지는 자리였다. 참석자는 8명이었다. 남성 7명과 여성 1명으로, 베트남의 부동산 그룹 회장의 아들인 A씨와 일본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B씨 등이었다. 20~30대 젊은 자산가들이 대부분이었다.

BC홀딩스는 승리와 배우 박한별의 남편인 유인석(34) 유리홀딩스 대표가 2016년 설립한 회사로 유리홀딩스의 자회사다. BC홀딩스는 자금 세탁용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있다. 홍콩에 설립된 BC홀딩스는 300홍콩달러(약 4만3,000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다. 국세청은 BC홀딩스가 국내 한 펀드 운용사에 300억원을 투자한 과정에서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 위험해서 안 만나”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인사까지 버닝썬에 연관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버닝썬 게이트’의 불씨가 해외로까지 옮겨 붙었다. 승리가 한류 스타의 지명도를 활용해 사업을 벌이고, 해외 인사들의 무분별한 투자를 받아 사업을 키우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3일 방송에서 홍콩 거점범죄조직인 삼합회와 연관 의혹이 있는 대만의 거물 투자자 린사모가 버닝썬에 투자해 해외 ‘검은 돈’의 탈세 창구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린사모는 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오랜 팬으로 지드래곤을 통해 승리와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승리는 ‘위태로운 인맥 넓히기’로 1~2년 전부터 주변의 우려를 샀다. 일본을 비롯해 대만에서 한국 연예인의 활동을 돕는 한 관계자는 25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 유명 방송인에게서 ‘승리를 만났는데 앞으론 위험해서 안 볼 거다’란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승리가 일본에서도 부적절한 인사들을 만나 걱정이 되면서도 그가 선을 넘는 것 같아 두려웠다는 얘기였다. K팝 아이돌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해외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투자 제의가 잇따른다. 투자자 혹은 투자사의 자금 건전성을 잘 살펴야 하는데, 승리는 그렇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2년 전 ‘억만장자 아이들 클럽’ 모임

승리는 BC홀딩스 멤버들과 회사 출범을 기념하듯 리본커팅식도 했다.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A씨는 ‘That day has come(그날이 왔다)’ 문장을 붙이고 억만장자 아이들의 클럽이란 뜻의 ‘‘BillionaireChildrenClub’을 해시태그로 달았다. BC홀딩스의 BC가 ‘Billionaire Children’의 약자라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A씨가 사진을 올린 SNS 계정은 25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승리와 친분이 있는 연예계 관계자는 “빅뱅의 다른 멤버와 달리 승리는 해외 공연에 가면 공연 협찬사 관계자와의 뒤풀이 자리에 꼭 참석했다”며 “이유를 물으니 인맥을 넓히고 미래를 위해서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승리는 빅뱅의 막내로 음악적으로 동료들보다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다. 사업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확인해 보고 싶은 열망이 강해 일찌감치 대외활동에 눈을 뜬 것으로 보인다. 승리는 지난 2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인으로서 부적절하고 옳지 않은 사업체(버닝썬)에 관여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했다.

승리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커지자 해외 인사들은 거리 두기에 나서고 있다. 버닝썬 투자 의혹을 받는 스페인 유명 프로축구단 발렌시아 구단주의 딸 킴 림은 23일 SNS에 “버닝썬 관련 논란과 어떤 연관도 없다”고 주장했다. 승리가 자신을 위해 다른 여성과 함께 놀 수 있는 파티를 주선했다고 한 언론 인터뷰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홍콩 유명 가수 겸 배우인 룽쭈얼(容祖兒)은 승리와의 음악 작업을 최근 취소했다. 승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만 배우 왕다루(王大陸)는 지난 22일 열릴 예정이었던 영화 ‘장난스런 키스’ 국내 내한 기자간담회를 갑작스레 취소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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