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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론 잠재우고 역공 기회… 뮬러 특검, 트럼프 재선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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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론 잠재우고 역공 기회… 뮬러 특검, 트럼프 재선에 ‘선물’

입력
2019.03.25 17:51
수정
2019.03.25 18:5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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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완벽하고 총체적인 무죄 입증”… 대외정책에도 가속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보고서 요약본이 공개된 24일 백악관으로 들어오면서 기자들을 향해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보고서 요약본이 공개된 24일 백악관으로 들어오면서 기자들을 향해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AP 연합뉴스

“뮬러 특검의 결론은 트럼프 대통령에 엄청난 선물(huge gift)이다”(CNN) “가장 어둡고 음산한 구름이 거의 걷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겐 임기 중 가장 좋은 날이다”(뉴욕타임스)

24일 로버트 뮬러 특검이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간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린 사실이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미국 언론도 일제히 이번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고 보고서의 세부 내용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결정적인 스모킹 건이 없고 추가 기소도 없이 특검 수사가 마무리돼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공모는 없었다. 사법방해는 없었다”며 “완벽하고 총체적인 무죄 입증이다.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며 자축했다. 22일부터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머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낸 성명에선 “미국은 지구상에 가장 위대한 곳”이라며 고양된 심경을 드러냈다. 취임 이후 2년간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시달리며 정치 생명까지 위협받았던 그로선 이번 수사 결과를 통해 탄핵론을 잠재웠을 뿐만 아니라 대선 재선 가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초당파적인 신뢰를 받던 뮬러 특검이 2,300건 이상의 소환장을 발부하고 500여명의 증인을 조사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 주변을 이 잡듯 뒤졌음에도 혐의 입증에 실패하면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대적인 역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검 수사를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민주당의 마녀 사냥’이라고 줄곧 비판해왔던 만큼 ‘그러게 내가 뭐라 했느냐’식으로 반격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대해 170차례 이상 '마녀사냥'이라고 불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팀은 특검 보고서에서 정치적 황금 기회를 보고 있다”며 “부담으로 여겼던 특검 조사를 정치적 이점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에어포스 원을 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나라가 이런 일을 겪어야 했다는 것, 솔직히 말하면 여러분들의 대통령이 이런 일을 겪어야 했다는 것이 유감”이라며 “이것은 실패한 습격이며 바라건대 누군가 다른 쪽에 대해서도 살펴봤으면 한다”고 반격을 예고했다.

아울러 후반기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대외 정책 드라이브에도 더욱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특검 조사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다른 나라 지도자들을 상대하는 데 방해를 받아왔다고 불평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수사 결과는 새로운 자신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특검 보고서의 전면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일단 수세적인 입장에 서게 됐다. NYT는 “민주당은 특검이 판단을 유보한 사법 방해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비리 혐의를 얼마나 강도 높게 계속 추궁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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